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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판매량 급증한 지프, 반도체 부족 이유로 최대 300만원 기습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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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결국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초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탄생한 스텔란티스 소속 브랜드 지프는 이달 주요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을 기습적으로 인상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반도체 품귀 현상과 원자재 값 상승을 이유로 기존 모델의 판매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프가 처음이다.

5일 스텔란티스코리아에 따르면 지프는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와 대형 SUV ‘그랜드체로키’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 ‘컴패스·레니게이드·체로키·랭글러’ 가격을 이달 1일부터 10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 인상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측은 “8월 이전 계약에 대해서는 60일 동안 가격 인상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며 “7월까지 계약한 고객 대부분은 9월 전에 차량을 인도받기 때문에 기존 가격을 적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 기간이 길어진 일부 계약자들은 가격 인상분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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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지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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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차 업체의 공장이 잇따라 멈춰선 가운데 원자재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자동차가격도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 보복 소비 열풍으로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업체들이 충분한 물량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가격 할인 폭을 줄이거나, 프로모션을 제공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응해왔는데, 지프가 처음 판매 가격을 올렸다.

지프가 판매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최근 판매 호조를 등에 업고 배짱 영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프는 올해 1~7월 6930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50% 늘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지프는 올해 수입차 브랜드 판매의 상징적인 기록으로 꼽히는 ‘1만대 클럽’에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은 지난 5월 “한국 진출 이래 최고의 성적을 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었다. 당시 아우만 사장은 “국내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반도체) 재고는 확보하고 있다”고 했지만, 결국 반도체 품귀 현상을 이유로 판매 가격을 높였다. 이에 대해 스텔란티스 측은 “올해 상반기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판매됐다”며 “반도체 수급난이 생산에 큰 차질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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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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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호조로 그룹 수익성도 개선됐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3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인도 태평양 지역 매출이 18억8000만유로(약 2조5000억원)로, 10.9%의 높은 마진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프의 가격 인상은 최근 몇몇 수입차 브랜드가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나선 상황과도 대비된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수입차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모델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했고, 재규어랜드로버와 볼보 역시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낮추거나 같은 가격이라면 옵션을 더 추가해 가격을 인하하는 효과를 내겠다고 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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