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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식중독’ 분당 김밥집, 지난해 영업 개시 3개월 만에 위생불량 행정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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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자체 점검에선 배제

세계일보

성남시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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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명 넘는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의 프랜차이즈 김밥집 2곳 중 1곳은 지난해 영업 개시 3개월 만에 위생 불량으로 행정지도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는 이 같은 상황에서 해당 김밥집을 식품위생법에 따른 자체 점검에서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 ‘식중독’ 김밥집 영업 개시 3개월 만에 위생 불량으로 행정지도…성남시 추가 점검 없어

5일 성남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다수의 식중독 유증상자가 신고된 분당구의 유명 프랜차이즈 김밥집 2곳 중 1곳은 지난해 8월 위생 불량과 관련된 민원이 제기돼 시의 행정지도를 받았다. 같은 해 5월 영업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이다.

당시 접수된 민원은 ‘음식을 조리하면서 장갑을 끼지 않거나 쓰레기통을 만졌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성남시는 최근 배달음식점 등 426곳에 대해 진행한 위생상태 점검에서 이 김밥집을 배제했다.

해당 음식점은 통상 2년에 한 차례 식품위생법에 따라 감시원이 직접 위생상태를 점검하는 데서 제외되면서, 첫 행정지도 이후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었던 셈이다.

이기인 성남시의원(국민의힘)은 “식품위생을 담당하는 시 직원은 ‘4000곳 넘는 음식점을 소수의 감시원이 점검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했다”며 “해당 김밥집이 불과 한 달 전 위생점검에서 제외되면서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식약처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분식업계에 대한 집중점검을 앞당긴 가운데 성남시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허투루 이뤄진 식품위생점검 등 행정 편의주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 달 전 위생점검에서도 배제…“행정 편의주의 손봐야”

한편, 지난 2일 첫 발생 이후 2곳의 김밥집과 관련해 신고된 식중독 증상자 수는 전날까지 134명(A지점 94명, B지점 40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복통과 고열, 설사 등 식중독 증상을 보여 분당서울대병원과 분당제생병원 등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증상이 코로나19와 비슷해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간 A지점을 다녀간 손님은 1100여명,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B지점을 방문한 손님은 3000여명에 달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당시 판매했던 김밥의 재료가 남아 있지 않아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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