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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WHO “부스터샷 자제하라” 요구에 미국 “잘못된 선택”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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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성향 거브러여수스 발언에 백악관 대변인 나서

조선일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사무총장/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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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백신 공급이 충분한 선진국들에게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이 반박하고 나섰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4일(현지 시각) 화상 브리핑에서 “WHO는 모든 국가에서 최소 인구의 10%는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적어도 9월 말까지 부스터샷을 유예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려면 모든 이들, 특히 백신의 글로벌 공급을 통제하는 한 움큼의 국가와 기업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 모두에서 우간다의 조산사로부터 백신 공급이 시급하다는 이메일을 받았다며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은 집에 머물 여유가 없다. 그들은 먹기 위해 일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의료계 종사자, 고령자와 다른 취약 계층에게는 백신이 시급하게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수억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1차 접종을 기다리는 와중에, 일부 부유한 국가들은 부스터 접종을 향해 가고 있다”고 했다.

거브러여수스는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억 회분의 백신이 접종됐지만 80% 이상은 고소득 또는 중상위 소득 국가에 갔다. 이 나라들은 세계 인구의 절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델타 변이로부터 국민을 지키려는 모든 정부들의 우려는 이해한다. 그러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백신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세계적 백신 공급의 대부분을 이미 사용한 국가들이 더 많이 사용하겠다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사실상 미국, 영국 등의 ‘부스터샷’ 검토를 비판한 것이다. 거브러여수스는 중국의 지원으로 당선돼 코로나 국면에서 중국 편을 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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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백악관 대변이니 4일(현지 시각) 일일 브리핑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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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거브러여수스의 말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그것(부스터샷 보류)은 잘못된 선택이고 우리는 (저소득 국가에 대한 백신 공급과 부스터샷 접종이란) 둘 모두를 할 수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더 가난한 국가들이 더 많은 백신을 얻을 수 있도록 적어도 9월 말까지는 그것(부스터 접종)을 미뤄달라는 그(거브러여수스)의 요청에 대한 백악관의 반응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받고 이처럼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결론 짓지는 않았지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식품의약국(FDA)가 권고하면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가 어제 발표한 것처럼 전 세계에 1억1000만 회분 이상의 백신을 기부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찍었다. 이것은 세계 다른 나라들이 나눠준 양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했다. 미국이 세계 어떤 국가보다도 더 많은 백신을 외국에 기부했다는 점을 들어 “부유한 국가들”을 비난한 거브러여수스의 말에 반박한 것이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은 또 우리가 구매했던 화이자 백신 5억회 분을 이달 말부터 기부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의 어떤 나라보다도 더 세계적 수준에서 행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동시에 우리는 FDA가 부스터를 권고하기로 결정할 경우에 대비돼 있다. 우리는 보이 스카우트와 걸 스카우트들처럼 항상 준비돼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몇 달 전에 많은 양의 백신을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공급이 충분하기 때문에 저소득 국가에 대한 백신 기부와 필요시 미국 내 부스터 접종을 “모두 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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