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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반도체 대란, 日 에어컨 시장도 덮쳤다…국내 영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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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후지쯔 등 반도체 부족 심화

일부 에어컨 생산량 감소로 대응

다이킨, 대체 반도체 확보로 8월 생산 재개

국내 가전 업체, 반도체 조달 "문제없어"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반도체 공급 대란이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에어컨 시장까지 영향력을 미치며 생산 차질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부품 공급망을 강화한 국내 업체들의 경우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지만 향후 전체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가능성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닛케이에 따르면 최근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공조 업체들이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에어컨 생산에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일본의 대표 에어컨 제조 업체인 미쓰비시와 후지쯔, 파나소닉 등은 부품 공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일부 라인 생산을 줄이고 있으며, 세계 최대 에어컨 업체인 다이킨도 대체 반도체 확보에 나섰다.

미쓰비시는 6월말부터 소형 에어컨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기 시작했으며, 후지쯔도 인기 모델 생산에 우선 순위를 두고 일부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킨은 어렵사리 대체 반도체 물량을 확보했으나 실제적인 생산이 8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여 에어컨 성수기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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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조 업체들이 극심한 반도체 공급 부족을 마주한 이유는 일본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 화재사고 영향 때문이다. 르네사스 나카 공장은 지난 3월 화재 발생으로 생산이 중단됐으며 완전 정상화까지 4개월 이상이 걸렸다. 최근에는 겨우 생산이 정상화됐지만 시장의 단기적인 공급난 해소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르네사스는 자동차, 가전 제품 등에 탑재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을 주력 생산하며 글로벌 MCU 시장 점유율 기준 약 20%를 차지하는 업계 2위 업체다. 전 세계적으로 MCU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업계 2위 업체인 르네사스의 가동 중단까지 겹치면서 공급 비중이 큰 일본 가전 업체들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

또한 당장 극심한 부족을 호소하는 차량용 MCU부터 우선 생산하다보니 가전용 MCU 제품 생산량을 상대적으로 늘리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행히 8월로 접어들면서 에어컨 성수기가 마무리되고 있으나 이 같은 공급 부족이 에어컨 뿐만 아니라 여타 가전제품 또는 다른 국가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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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직원들이 경남 창원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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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등 국내 가전 업체들은 아직까지는 에어컨용 반도체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공급망 관리 강화 및 공급처 다변화로 급증하는 에어컨 수요를 충분히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MCU 공급 부족으로 부품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는 있으나 현재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에어컨 극성수기인 7말8초 기간에 대응할 수 있는 부품 확보는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올해 7월 국내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으며, 올 상반기 해외 시장에서 무풍 에어컨 판매량도 전년 대비 75% 이상 증가했다.LG전자도 폭증하는 에어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경남 창원 에어컨 생산라인을 100% 풀가동하고 있으며, 이번 주 하계 휴가 중에도 일부 생산 라인을 가동할 정도로 원활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르네사스 조달 비중이 높은 일본 업체들은 아무래도 타격이 있어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사업부에서 가전 MCU를 생산해 자체 조달하고 있으며, LG전자의 경우에도 공급망 다변화로 아직까지 부품 수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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