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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총리 “美, 적국 ‘중국’ 얼마나 무서운지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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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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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미국이 중국을 적으로 간주할 때 얼마나 무서운 적국이 될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미국의 대중(對中) 강경 노선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그는 미·중 간 충돌은 세계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미국 싱크탱크인 아스펜이 주관한 아스펜안보포럼에서 미국의 대중 강경론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 총리는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며 26년간 집권했던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장남이다.

리 총리는 미국이 중국과의 건전한 경쟁 접근 방식에서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관점으로 옮겨갔다고 했다.

그는 이날 포럼에서 “한 가지에 대한 초당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라며 “하지만 이것은 강경 노선을 취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올바른 합의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미국은 중국을 적으로 간주할 때 얼마나 무서운 적국이 될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양측(민주당·공화당)은 잠시 멈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충돌을 막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충돌은 양측과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리 총리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는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중국인의 믿음에 점점 더 부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지난 3월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당시 양국은 “중국이 세계 질서를 위협한다”, “미국 인권이야말로 최저 수준”이라며 설전을 주고받았다. 그는 “현실적으로 어느 한쪽도 다른 한쪽을 넘어뜨릴 수 없다”고 했다.

리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후 보다 관습적인 외교 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옹호했다.

그는 “여러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장기적인 전략에 대한 일관성을 찾고 있다”며 “이는 신뢰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대만 문제는 양국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며 “나는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는 것과 같은 일방적인 움직임을 원하지 않는다. 다만 오판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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