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美, 이라크 고대유물 1만7000점 돌려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걸프전-이라크전 때 유출된 유물

이라크 총리 방미때 반환 성사

메소포타미아 유물 대거 포함

동아일보

이라크로 돌아올 ‘길가메시의 꿈’ 약 3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길가메시의 꿈’ 점토판. 1991년 걸프전 당시 약탈됐고 현재 미국 워싱턴 성경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으나 최근 미 연방법원이 반환을 명해 조만간 이라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BBC TV 화면 캡처


미국이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약탈된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유물 1만7000여 점을 이라크에 돌려줬다고 AP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이번 반환에 포함되진 않았으나 인류 최고(最古) 문헌 중 하나로 꼽히는 ‘길가메시 서사시’의 일부가 적힌 점토판 ‘길가메시의 꿈’ 또한 곧 반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주 무스타파 알카디미 이라크 총리의 방미 일정 후 그의 귀국 시점에 맞춰 유물을 되돌려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알카디미 총리와 회담에서 이 사안을 언급했다. 반환된 1만7000여 점 중 1만2000여 점은 워싱턴 소재 성경박물관, 나머지 5000점은 코넬대가 소장하고 있었다.

빠르면 몇 주 안에 반환될 ‘길가메시의 꿈’에 특히 많은 관심이 쏠린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도시국가 우루크의 신화적 영웅 길가메시의 모험담을 엮은 것으로 기원전 24세기 무렵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길가메시의 꿈’은 가로 15cm, 세로 12cm 크기로 성경에 나오는 대홍수, 에덴동산 등을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점토판은 2003년 미국 골동품 중개인이 영국 런던에서 구매한 뒤 몰래 미국에 반입했다. 2014년 미국 예술품 회사 호비로비가 경매를 통해 167만 달러(약 19억 원)에 낙찰받았고 이후 성경박물관에서 전시됐다. 2019년 미국 정부는 이 유물의 판매기록 일부가 조작되는 등 문제가 있다며 압수했다. 최근 미국 연방법원이 소유권을 미 정부에 넘기라고 판결해 이라크로 반환이 추진되고 있다.

카이로=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