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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WHO "선진국, 부스터샷 접종 중단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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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9월까진 부스터샷 접종 말아야"
선진국과 최빈국 간 접종 불균형 심각
"저소득 국가에 백신 우선 공급해야"
한국일보

이스라엘의 86세 노인이 1일 북부 도시 네타냐에 위치한 요양원에서 부스터샷을 접종받고 있다. 네타냐=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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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3차 접종)'을 논의하는 선진국들에 적어도 9월까진 접종을 유예해달라고 촉구했다. 고소득 국가와 최빈국 간의 백신 공급 불균형이 심각한 만큼, 1·2차 접종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국가들에 우선적으로 백신이 공급돼야 한다는 논리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브리핑에서 “9월 전까진 선진국들이 부스터샷 접종에 나서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장은 “델타 변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조치를 이해한다”면서도 “이미 전 세계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한 일부 국가들이 3차 접종까지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부스터샷 접종 중단을 촉구했다.

WHO가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는 저소득 국가와 선진국 사이의 접종률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백신 생산을 주도한 국가는 이미 절반 이상의 성인이 2차 접종까지 완료했지만, 1인당 GDP가 1,000달러(114만원) 조차 되지 않는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나 감비아는 각각 0.2%와 0.5%의 성인만이 모든 접종 절차를 마쳤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0억 회분 이상의 백신이 투여됐고, 이 중 80% 이상이 세계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중상위 소득 국가에 돌아갔다”며 양극화 해소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고소득 국가가 가진 백신 대부분을 빈국으로 가게 하는 전환이 시급하다”며 세계 백신 공급을 좌지우지 하는 일부 국가와 제약사의 협조를 호소했다.

하지만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세운 선진국들은 이미 실행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60세 이상 노인에 한해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다. 영국과 독일 역시 9월부터 고령자와 면역 취약자를 대상으로 3차 접종을 시행하기로 결론내렸다.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달부터 부스터샷 접종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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