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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칩 탑재 스마트폰 내려는 구글···복잡해지는 삼성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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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구글이 올 하반기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 칩을 넣은 스마트폰 ‘픽셀6’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다. 이를 바라보는 삼성전자의 속내는 복잡하다. 반도체 부문에선 구글이 픽셀6 칩의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긴다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력을 보여 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모바일 부문에선 자체 운영체제(안드로이드)를 갖춘 구글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유력한 경쟁자로 부상할까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구글 스마트폰의 성공 여부는 애플에 맞선 구글과 삼성전자의 동맹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4일 구글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3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올 가을 선보일 스마트폰 픽셀6과 픽셀6프로에 자체 설계한 ‘텐서(Tensor)’ 칩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픽셀5까지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사용했는데, 이제 성능을 최대·최적화할 수 있도록 칩을 스스로 설계한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구글이 올 가을 출시할 스마트폰 ‘픽셀6’ 이미지. 구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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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반도체 생산시설이 없기 때문에 파운드리 업체에 맡겨야 하는데, 텐서 칩을 어느 업체에 맡겼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파운드리 업계 1·2위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도 수주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는다. 국내 언론에는 삼성전자가 텐서 칩 설계 단계부터 구글에 도움을 줬고 그 덕분에 칩 생산도 맡았다는 보도와 파운드리 기술 경쟁력에서 앞선 TSMC가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혼재돼 있다.

삼성전자가 구글 칩 생산을 맡는다면,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파운드리 부문의 주요 성과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자체 반도체를 설계하려는 아마존, 페이스북 등 다른 정보기술(IT) 업체에도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선 안그래도 구글이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메모리 반도체를 대량 구입하는데, 스마트폰 반도체 생산까지 맡긴다면 핵심 중의 핵심 고객으로 자리잡게 된다.

반면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에선 구글이 스마트폰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달갑지 않다. 구글은 2012년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2016년부터 픽셀 시리즈 스마트폰을 내놨는데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동안의 픽셀 시리즈는 프리미엄 제품이 아니라 수십만원대의 ‘가성비 제품’이었고 한국엔 출시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구글이 4년의 연구를 거쳐 자사 인공지능(AI) 역량을 총결집한 프로세서 칩을 설계하는 등 단단히 벼르고 있다. CNN은 구글이 전작인 픽셀5를 699달러(약 80만원)에 팔았는데, 이번에 픽셀6을 1000달러(약 114만원) 내외로 출시해 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폰과 경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픽셀6엔 사진을 흐릿하게 찍어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선명하게 고쳐주고, 음성을 바로 문자로 바꿔 주는 등의 신기능이 탑재된다고 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향후 운영체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 수도 있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아이폰)과 운영체제(iOS)를 모두 갖춘 애플에 맞서 ‘반애플동맹’을 구축해왔다. 구글은 기기 제작 기술이 떨어지고, 삼성전자는 운영체제가 없으니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우는 보완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향후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시대에도 애플에 맞선 양사의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그와 동시에 양사 모두 애플과 같은 자체 완결 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운영체제를 따로 만들어 갤럭시워치와 스마트TV에 적용한 것이 그 예다. 업계에선 구글이 이번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다면 양사의 협력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에 맞선다는 공동의 이해관계보다 스마트폰에서의 경쟁관계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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