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스모 선수 엉덩이 때문에 말들이 놀란다”…올림픽 승마장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신문

일본 전통문화 조형물 설치된 승마 장애물 경기 - 일본 도쿄 ‘승마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승마 ‘장애물 비월’ 종목에서 3일 영국 대표 해리 찰스가 장애물을 뛰어넘고 있다. 장애물 옆에 스모 선수의 조각상이 설치돼 있다. 2021.8.3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너를 돌면 덩치 큰 남자의 엉덩이를 보게 된다.”

여느 길거리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0 도쿄올림픽 승마 종목에 출전한 영국 대표선수의 불만 섞인 호소다.

AP통신은 올림픽에 나선 승마 선수들이 경기장 장애물 옆에 설치된 실물 크기의 스모 선수 조각상이 선수들 사이에서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승마 종목 중 ‘장애물 비월’은 선수들이 고도로 훈련된 말과 호흡을 맞춰 장애물을 뛰어넘는 경기다.
서울신문

일본 전통문화 조형물 설치된 승마 장애물 경기 - 일본 도쿄 ‘승마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승마 ‘장애물 비월’ 종목에서 3일 아일랜드 대표 버트람 알렌이 장애물을 뛰어넘고 있다. 장애물 왼쪽에 게이샤의 얼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1.8.3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

일본 전통문화 조형물 설치된 승마 장애물 경기 - 일본 도쿄 ‘승마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승마 ‘장애물 비월’ 종목에서 3일 캐나다 대표 마리오 델로리에가 장애물을 뛰어넘고 있다. 장애물 옆에 게이샤의 얼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1.8.3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떠한 돌발 상황에서도 놀라지 않도록 몇 년간 연습을 하며 단련된 말들도 이런 조각상은 여태껏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AP통신은 꼬집었다.

10번 장애물 왼편에 설치돼 있는 문제의 조각상은 바로 실물 크기의 스모 선수 조각이다. 조각상은 상의를 벗고 마와시(샅바)만 입은 채 몸을 잔뜩 구부려 공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영국 대표팀 해리 찰스는 “코너를 돌면 덩치 큰 남자(스모 선수 조각상)의 엉덩이를 보게 된다”면서 “4~5마리의 말들이 이 조각상을 보고 겁 먹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일본 전통문화 조형물 설치된 승마 장애물 경기 - 일본 도쿄 ‘승마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승마 ‘장애물 비월’ 종목에서 3일 포르투갈 대표 루치아나 디니스가 장애물을 뛰어넘고 있다. 장애물 양 옆에 일본의 전통 북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1.8.3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대표팀 테디 블록은 “스모 조각상이 정말 사실적”이라며 “진짜 사람처럼 생겨서 좀 으스스하다. 말들은 장애물 바로 옆에서 싸울 준비가 된 사람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페넬로페 레프레보스트(프랑스)도 “말들이 조각상을 보고 놀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4개 장애물을 통과하는 이번 종목에서 스모 조각상 외에도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의 커다란 얼굴, 일본 왕궁 모형, 일본 전통악기인 타이코 북 등 일본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조각이나 조형물을 장애물 코스마다 배치했다.
서울신문

일본 전통문화 조형물 설치된 승마 장애물 경기 - 일본 도쿄 ‘승마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승마 ‘장애물 비월’ 종목에서 3일 아르헨티나 대표 파비앙 세하네스가 장애물을 뛰어넘고 있다. 장애물 옆에 스모 선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1.8.3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장애물 주변의 너무 밝은 조명과 장식된 벚꽃들도 경기를 방해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다만 올림픽을 여러 차례 경험한 베테랑들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며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메달이 유력한 영국의 스콧 브래쉬는 “솔직히 말해서 그래야 올림픽”이라며 “이런 차이가 올림픽을 올림픽답게 만드는 것이다. 그냥 평범했다면 매주 연습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