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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文 지시에` 태양광 구하기 나선 정부…변동성·저효율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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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발전 기여도 1.7%" 반박한 산업부

"7월 피크시간 태양광발전 기여도 11.1%"

한전PPA·자가발전 등 전력시장外 합산

그래도 날씨 변동성·발전효율 개선 숙제

이데일리



[세종=이데일리 문승관 조용석 기자] 올여름 연이은 폭염에 우려했던 전력 대란은 없었지만 신재생에너지가 기존 원전과 석탄발전의 빈틈을 메울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가 태양광발전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비계량화한 태양광발전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방안 마련을 지시하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서둘러 `태양광 구하기`에 나선 것.

그러나 현재 전력시장 외 태양광 발전비중에 대해서는 추계치만 있을 뿐 정확한 통계치를 산출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와 시장에선 태양광발전이 날씨 변동성에 취약하고 발전효율도 낮아 구체적이고 중장기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 정교한 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피크시간 태양광 발전비중 11.1%

산업부는 4일 ‘태양광발전의 여름철 전력수급 기여 현황’을 발표하고 지난달 실제 피크시간 전체 태양광발전 비중은 약 11.1%로 추계했다고 밝혔다. 산업부가 이날 태양광발전비중을 전격 공개한 것은 지난달 27일 문 대통령이 “현재 전력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계량되지 않는 전력량을 파악하는 것은 전략수급 관리뿐 아니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세울 때도 필요하므로 추정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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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전력시장 외 태양광(한전PPA·자가용) 발전량을 추계한 결과 7월 중 피크시간인 오후 2시부터 3시 태양광발전 비중은 총 수요의 약 11%를 기록해 전력수요 감축과 전력공급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전력시장 내 태양광발전량의 비중은 발전 피크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2.9%,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1.7%에 불과하다. 다만 통계치에 잡히지 않은 전력시장 외 추계치로 보면 각각 11.1%, 6.8%로 나타났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PPA·자가용 태양광발전이 여름철 전력소비가 몰리는 오후 2시에서 3시의 실제 총수요를 줄여줬다”며 “전력시장 수요 상 여름철 전력피크 시간은 2017년 이전 오후 2시에서 3시였던 것이 태양광발전 비중이 늘면서 2017년 이후에는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도 태양광발전 덕에 올해 최대전력수요는 하루 중 더위가 한풀 꺾인 오후 5시 전후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정응수 전력거래소 계통운영처장은 “올해 최대전력수요 시간대가 오후 3시에서 오후 5시로 밀려난 이유는 PPA와 자가 태양광 등 비계량 태양광설비 15.2GW가 최대전력 시간의 수요를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제는 추계치 집계가 들쑥날쑥하다는 점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실제 태양광 발전비중은 9.2%라고 했다. 보름이 지난 사이 약 2%포인트가량 발전비중이 올랐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비가 안 오고 흐린 날이 적어 발전량이 늘 순 있지만 전력계통 문제와 ESS 용량 등을 고려하면 한꺼번에 발전량을 확 늘리긴 어렵다”며 “정부의 추계치가 오락가락한다면 전력수급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취약한 날씨변동성 등 풀어야 할 숙제

정부도 태양광발전의 단점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확대에 따른 ‘미계량 태양광 증가로 실제수요와 계측 수요 간 차이’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일조량과 기상변화에 따라 수요 변동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급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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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고 비가 왔던 지난달 5~7일 태양광발전비중은 오후 2~3시 5.3%, 오후 4~5시 2.7%를 나타내 맑은 날보다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투입 에너지 대비 발전량 효율을 뜻하는 발전효율 역시 태양광은 연평균 10% 안팎에 불과하다. 산업부는 우선 전력시장 외 태양광발전 비중을 일·월별로 산출해 공개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력거래소를 중심으로 실시간 정보취득체계를 일원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태양광발전량은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가 온 기간에는 맑은 날과 비교해 하락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ESS·양수발전·수요반응자원 등 유연성 자원을 확보해 전력수급관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태양광 비중만 늘렸지 체계적인 관리 체계 수립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정부가 4년 전에 수립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무려 6번에 걸쳐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 관제시스템 구축·운영이 필요하다고 명시했지만 지난 4년여 동안 정부는 관제는커녕 자료 통합도 안 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줄일 방안을 찾지 못하면 전력시스템 유지에 더 큰 비용이 들고 이는 곧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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