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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뷰]김성균 "반지하 살다가 내 집 마련, '싱크홀' 공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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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김성균이 서늘한 눈빛을 거두고 어렵사리 내 집 장만에 성공한 회사원으로 돌아왔다. 첫 재난물에 도전한 그는 녹록지 않은 촬영이었다며 고충을 털어놓으면서도 함께 의지한 동료 배우들이 있어 힘이 났다고 말했다. 그간 다수 사극, 장르물에서 활약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 온 그가 앞으로 일상 속 편안한 얼굴로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성균은 4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에 관한 생각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 속으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 영화 ‘타워’(2012)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오는 11일 개봉한다.

김성균은 극 중 서울에 내 집 마련 목표를 11년 만에 이룬 동원을 연기한다. 첫 재난 영화에 도전한 그는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작품이었다. 그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니 훈장처럼 느껴진다”며 “버텨준 스스로에 놀랐다”고 돌이켰다.

그는 “동원과 제가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며 “아들과 함께 살아나가는 모습에 공감됐고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출연 배경을 전했다. 이어 “주변에 있는 아저씨, 소시민적인 모습 표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앞서 김성균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 ‘이웃 사람’(2012), ‘신의 한 수: 귀수편’(2019) 등 다수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펼친 바. 김지훈 감독은 촬영 도중 그의 서늘한 얼굴에 가슴을 쓸어내린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김성균은 “평범한 시민 같은 얼굴에 주목해 연기하려 했다. 연기를 하다 보니 웃기고 싶다, 돋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그런데 하루는 감독님이 모니터실로 와보라고 하시더라. 제 눈빛이 왜 이렇게 사납냐며 무섭다고 하셨다. 서늘하다고. 이후에 평범하고 선량한 시민의 모습을 표현하려 노력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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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을 통해 김성균은 실제 집을 장만한 후 크게 감격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저도 동원처럼 반지하 집에 살다가 내 집을 장만했다.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으로 마련한 집에 기뻐서 공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들어가 보기도 했다. 장판, 벽지도 없는 집에 혼자 가서 이불을 펴놓고 잠을 청할 만큼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극 중 동원은 이사 첫날부터 부딪히기 시작한 프로 참견러 만수(차승원 분)와 빌라 곳곳에 보이는 하자로 인해 고민이 깊어진다. 자가 취득 기념으로 회사 동료 김대리(이광수 분)와 인턴사원 은주(김혜준 분)를 집들이에 초대하지만, 아내와 아들을 남겨둔 채 하루아침에 빌라 전체와 함께 싱크홀로 추락한다.

김성균은 “촬영을 앞두고 배우들과 첫 연기 호흡에 걱정도 됐다. 차승원은 오래 연기해온 선배 배우이고, 이광수는 ‘아시아의 프린스’가 아닌가. 김혜준, 남다름과는 나이 차가 꽤 난다”며 만남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차승원의 얼굴을 털어주는 장면을 촬영하며 스킨십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4~5개월간 함께 유격 훈련을 마친 전우처럼 전우애도 느껴졌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이어 “배우들과 함께 고생하며 헤쳐나가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한을 풀었다”며 “영화 속 고생하며 활약하는 내 모습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싱크홀’ 제작보고회에서 김성균은 이광수가 감독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에 농담 섞은 질투심을 보여 웃음을 주기도 했다. 그는 “이광수가 예능에서 배신의 아이콘으로 활약한 탓에 웃긴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라며 “촬영장에서 매우 진지하게 임하는 배우다. 자리에 앉아 대본을 보며 연구하고 진지한 태도로 임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늘 이광수 칭찬을 했다. 감각 있는 배우다. 하루는 광수가 촬영장에서 절대 휴대전화를 안 꺼낸다고 하시는 거다. 그 말을 들으니 휴대전화를 꺼내놓을 수가 없어서 숨어서 봤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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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균은 인천 일대에서 진행된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는 “추위를 극복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날씨 탓에 모든 배우, 스태프가 고생했다”며 “추우니까 매일 국밥, 갈비탕 등 따뜻하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었다. 뜨거운 음식을 먹어야 버틸 수 있을 거 같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재난 상황을 연기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배우들은 고된 촬영을 마치고 서로 고충을 나누며 의지했다. 김성균은 “촬영하며 함께 흙도 먹고 같은 환경에 놓였다. 차승원 선배가 우리를 뭉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줬다. 숙소에서 뜨거운 물로 씻은 후 인천의 작은 호프집에 모이곤 했다. 국물 떡볶이에 맥주 한잔을 함께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덕분에 아주 친해졌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고 떠올렸다.

제법 훤칠해진 얼굴로 마주한 김성균은 외모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첫 재난물 주연을 마친 그는 최근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는 다소 풀어진 역할에 끌린다. 일상적이고 편안한 역할을 하고 싶다”며 “기존에 사극이나 장르물에서 각 잡힌 역할을 해냈다면 이젠 동원처럼 편하게 움직여도 이상하지 않은 캐릭터에 끌린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작품의 선택 받기를 기다리는 배우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하고 싶다고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던 이광수처럼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며 “앞으로 좋은 시나리오를 읽고 먼저 배역과 작품을 찾아가며 연기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사진=쇼박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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