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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세입자 퇴거 유예 두달 연장…바이든 "소송 제기 전까지 시간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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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세입자 강제 퇴거 유예 조치 연장을 요구하며 미국 워싱턴 연방의사당 앞에서 농성을 벌여온 코리 부시 민주당 하원의원이 3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퇴거 유예 조치를 두달 연장한다고 발표한 이후 농성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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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를 이유로 임차인 강제 퇴거 유예 조치를 두달 연장했다. 지난달 말 종료된 퇴거 유예 조치를 연장한 것이다. 이로써 코로나19로 인해 집세를 내지 못해 길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빠졌던 수백만명이 두달의 시간을 벌게 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카운티에 대해 임차인 퇴거를 금지하는 유예 조치를 새로 발표했다. 이 조치는 오는 10월 3일까지 60일 간 지속된다. 지난달 말 끝난 조치가 미국 전역에 적용됐다면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위험이 높은 지역에 한정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전체 카운티 가운데 80%, 전체 인구 대비 90%가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CDC의 이번 조치는 정부와 의회, 백악관과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 끝에 나왔다. CDC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해 9월 공중 보건 위기를 이유로 강제 퇴거 유예 조치를 처음 내렸으며 이후 수차례 연장했다. 하지만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신규 확진자가 줄어드는 등 상황이 호전되면서 퇴거 유예 조치 연장의 명분이 약화됐다. 특히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퇴거 유예 조치 연장에 반발해 제기된 소송에서 CDC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향후 퇴거 유예 조치가 연장되려면 입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인이 월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를 쫓아내지 못하도록 하려면 의회가 관련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퇴거 유예 조치 종료가 임박한 지난주 의회에 이 조치 연장을 위한 입법을 촉구했다. 하지만 야당인 공화당이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됐고 임대인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으며 이 조치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행정부가 일단 퇴거 유예 조치를 연장할 것을 촉구했다.

다급해진 백악관도 CDC에 퇴거 유예 조치 연장을 요청했지만 CDC는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면서 거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CDC가 이날 퇴거 유예 연장 조치를 다시 발표한 것은 약 650만가구가 집세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강제 퇴거 사태를 최대한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성명에서 “델타 변이의 등장은 지역사회 전염을 가속화시켰고, 특히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많은 미국인들에게 위험을 가중시켰다”면서 “이번 유예 조치는 사람들을 집에 머물수 있게 함으로써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집단 환경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올바른 조치”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CDC에 이번 조치를 요청했다면서도 법적 근거의 취약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것이 합헌적 조치일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 모르겠다”면서 “일부 학자는 그럴 것이라고, 일부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어려움에 처한 세입자들에게 최소한이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 소송이 이뤄질 때쯤엔 아마도 집세가 밀리고 돈이 없는 이들에게 450억달러를 주는 시간을 좀 벌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가 승인했지만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집행하지 않고 있는 주거 보조금 예산을 집행할 시간을 벌었다는 의미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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