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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올림픽 야구…日서도 "패자가 결승? 수수께끼 같은 토너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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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패자부활전 방식 적용한 도쿄올림픽
한일전 관심 높지만… 패자 결승전 오를 수도
일본 포털서 야구 연관 검색어가 '변칙·복잡'
한국일보

2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전에서 한국이 11-1로 7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요코하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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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숙명의 한일전을 앞두고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 지고 있다. 그러나 준결승전인 한일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누른다고 해도 일본은 떨어지지 않는다. 다시 결승에서 맞붙을 수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독특한 대회 방식을 채택한 탓인데, 정작 일본에서도 "지나치게 복잡한 대회"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선 일본이 유리하도록 '편법'을 쓴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야구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대회 방식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 평소 야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난해한 대회 방식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SSG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설명 좀 해 달라. 이해 불가"라고 꼬집었다.

이번 올림픽에선 '더블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 방식이 적용됐다. 변형된 패자부활전으로 불린다. 각 조 3위 팀 간 맞대결에서 패한 팀을 제외한 네 팀은 한 번 지더라도 다시 경기 기회를 얻는다. 진 팀이 다음 경기에서 이기면 상위 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출전국이 한국을 포함해 여섯 개 나라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게임 방식을 택한 것이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선 A와 B조에서 같은 순위를 차지한 팀끼리 경기를 치르고, 승리한 팀은 2라운드에 진출해 맞붙는다. B조 2위였던 대한민국은 A조 2위인 도미니카공화국을 눌렀고, A·B조 3위 팀 경기에서 이긴 이스라엘과 대결했다. 한국은 이스라엘을 이겨 4일 미국을 이긴 일본과 붙게 됐다. 이스라엘과 도미니카공화국, 미국은 다시 결승전에 오르기 위해 경기를 이어간다.

日누리꾼 "패자가 결승에? 수수께끼 같은 토너먼트"

한국일보

2018년 7월 1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 일정을 확정한 이후 일본 아사히신문이 그해 7월 20일에 보도한 야구 일정 기사에 실린 대회 방식 이미지. 아사히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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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눈에 이해할 수 없는 특이한 토너먼트 방식 탓에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에서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국민마저 "일본이 결승에 오를 수 있게 보험을 둔 것 아니냐"고 꼬집을 정도다.

일본 유력 매체인 요미우리신문은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야구 토너먼트 대진표'를 업데이트하며 경기 상황을 알리고 있다. 일본 스포츠 매체들도 '일본, 한 번 져도 금메달 가능. 1위가 되는 게 매우 복잡한 토너먼트', '준준결승에서 져도, 준결승에서 져도 패자부활전이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일본 포털사이트에 '야구 토너먼트'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복잡' '변칙'이 나온다. 야구 대회 대진 이미지는 약 2,890만 건이 올라왔다. 그만큼 일본 국민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관련 글과 이미지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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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스테이지 2라운드 한국과 이스라엘의 경기. 7회말 11대 1로 콜드게임으로 경기를 이긴 한국의 김현수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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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누리꾼들은 트위터에 "야구 토너먼트는 이해할 수 없다. 진 팀이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승에 올라간다면 승부를 왜 벌이는 것인가" "토너먼트 구성이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방식이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일본 누리꾼들은 "어차피 오늘 진다고 해도 내일 다시 싸우면 되니깐 안 봐도 된다" "참가국이 6개밖에 안 되는데 세 나라가 메달을 가져가고 토너먼트에서 진 팀이 우승하는 경기라면 올림픽에서 빼도 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복잡한 토너먼트 방식을 채택하도록 개최국 일본이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회 방식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SBC)이 결정하지만, 일본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 야구, 한국만 만나면 졌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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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2일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2-2이던 8회말 1사1루에서 일본 우익수 이나바 아쓰노리가 이승엽의 홈런 타구를 올려다보는 사이 관중이 홈런공을 잡으려 손을 내밀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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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가져오기 위해 야구가 12년 만에 정식 종목이 되도록 힘써 왔다. 그러나 일본은 올릭픽에서 야구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마지막 정식 종목이었던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에선 한국에 패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은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경기로 손꼽힌다. 쿠바를 꺾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결승전보다 명승부로 평가받았다. 0-2로 뒤지던 한국은 동점을 만들었고 8회 터진 이승엽의 홈런으로 역전해 6-2로 승리했다. 이승엽이 때린 홈런은 우익수였던 이나바 아쓰노리 머리 위로 지나가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이 홈런은 승기를 뒤집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됐다.

일본은 올림픽 야구에서 한국만 만나면 굴욕을 경험해야 했다. 2000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에 패해 메달을 놓쳤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설욕을 하기 위해 역대 최강 팀을 꾸려 출전했지만, 역시 한국에 발목이 잡혀 결승에 올라가지 못했다. 당시 예선 리그와 4강까지 두 차례 한일전이 열렸는데 모두 한국이 승리했다.

야구는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정식 종목에서 사라지게 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12월 7일(현지시간) 온라인 이사회를 열고 야구를 정식 종목에서 빼는 '2024 파리올림픽 공식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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