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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란 배후 무장세력 이번엔 유조선 나포…美, 걸프해 군함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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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국적 '아스팔트 프린세스호' 납치

이란 연루 가능성 부인, 영국은 "조사 중"

중앙일보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역서 피격된 이스라엘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Mercer Street)'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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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국적 유조선이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오만 해역에서 이란이 배후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에 나포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은 이번 사건의 배후를 이란으로 규정한 데 이어, 미국도 사건 조사를 위해 이 해역에 군함 파견을 결정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해군 해사교역운영국(UKMTO)은 UAE 후자이라항 동쪽 60해리 부근 해상에서 '잠재적 선박 납치(potential hijack)' 사건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나포된 배는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 '아스팔트 프린세스호'로 나포 당시 호르무즈 해협 진입로를 향하고 있었다.

영국 BBC는 최대 9명의 무장괴한이 선박을 납치해 이란으로 항로를 변경했다며 배후로 이란 무장세력을 지목했다. 로이터 통신도 UKMTO 소식통을 인용해 유조선이 이란 무장 세력에게 나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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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추정 무장세력에 파나마 유조선 나포.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BBC는 "아스팔트 프린세스호는 두바이에 본사를 둔 회사가 소유한 선박"이라며 "이 회사는 2년 전에도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보유 선박 한척을 납치당한 이력이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연루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 사건은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이 이란에 적대적인 국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시도"라며 "이란군과 중동의 이슬람 저항운동 모든 세력은 이번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외무부는 "UAE 해역에서 발생한 선박 사건을 긴급하게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군이 사건 조사를 위해 한 척의 군함을 오만 해역으로 보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FT에 "우리는 이번 사건을 살펴보기 위해 병력을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 몇 시간 안에 그 지역에 선박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 유조선 '머서스트리트호'가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이란산 자폭 드론(suicide drones)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영국인 선장과 루마니아인 보안요원이 사망한 지 닷새 만에 일어났다.

당시 이스라엘이 사건의 배후를 이란으로 지목한 데 이어, 미국과 영국 정부까지 동조했지만 이란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오만 해역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0% 이상이 통과하는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해 있다. 교착상태에 빠진 이란 핵합의(JCPOA)를 비롯해 서방 국가와 이란 사이 긴장관계 때문에 이 해역에서는 나포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초에는 석유화학물질을 운반하던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기도 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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