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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개미, 크래프톤 등 돌린 이유 있었네…IPO 성적표가 예고한 흥행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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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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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기업공개(IPO) 역사를 새로 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크래프톤이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4조3098억원에 이르는 역대 2위 규모의 '초대형 공모'가 무색하게 청약 증거금은 총 5조358억원(경쟁률 7.8대 1)으로 '대어급 청약'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증권사 3곳의 중복청약이 가능했음에도 증거금 규모가 수십조원을 달성하지 못한 것은 사실상 흥행 참패다.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00억원)나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원)는 물론 중복 청약이 막힌 카카오뱅크(58조3000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중대형급 공모주 SD바이오센서(31조9000억원)와 HK이노엔(29조원)와 비교해도 크게 밑돌았다.

흥행에 참패한 이유는 '높은 공모가'다. 고평가 공모가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청약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 IPO 성적표를 보면 흥행 참패는 예고된 것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분기 공모주 시장은 2017년 이후 가장 활기를 띄었다. 2분기 IPO 기업수는 27개로 IPO를 통해 약 2조9780억원을 모집했다. 이는 넷마블(2조7000억원)이 상장된 2017년 2분기의 4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금액으로 활발한 IPO 추세를 반영한다. 기업수는 1분기(32개사) 대비로는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14개)로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공모금액은 1분기 2조7990억원을 상회했고, 전년 동기 대비(1090억원)보다도 월등히 증가했다.

이 같은 활기가 무색하게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쳤다. 2분기 공모가 대비 시가 상승률 평균은 50.8%를 기록하면서 1분기의 75.8%보다 25%p 저조했다. 7월 공모가 대비 시가 상승률 평균은 47.5%를 기록하며 상장일 성과의 둔화는 더욱 뚜렷해졌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이 같은 IPO 성과 동향에 대해 공모가가 높게 형성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범주를 넓혀보면 최근 5년간 IPO 종목들의 시가 수익률 평균은 41.8%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7년~2019년 30%내외였던 평균 시가 수익률이 2020년에 50%를 상회했고, 올해 1분기에는 75%를 넘어서면서 공모주 청약 흥행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2분기와 7월 성과가 약화되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2017~2021년 IPO 종목 중 40% 가량의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40%를 상회한 반면 23% 종목의 시초가는 공모가를 하회했다.

올해 공모가 대비 성과 하위 종목으로는 씨앤투스성진, 진시스템, 에이치피오, 프레스트지바이오파마, 나노시엠에스, 씨앤씨인터내셔널 등이 꼽힌다. 이들 종목은 여전히 공모가 밑을 맴돌고 있다. 공모가 대비 7월 말 종가 기준으로 각각 -36.3%, -20.0%, -14.9%, -12.8%, -10.0%, -7.3% 등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크래프톤 IPO 흥행 실패로 기업들의 IPO 전략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고평가 논란이 꼬리표처럼 붙지 않기 위해 몸값 책정에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코스피 상장을 앞둔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은 최근 분위기를 감안해 보수적으로 몸값을 산정했다. 롯데렌탈은 경쟁사인 SK렌터카, AJ네트웍스 주가가 세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얼마나 고평가됐는지를 토대로 기업가치(EV)를 산출한 뒤 순부채를 차감해 적정 시가총액(2조8500억원)을 계산했다. 여기서 24.07~39.52%를 할인해 공모 희망가액을 결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기업이 보수적 관점으로 할인율을 높게 책정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3분기는 기대 수익률이 저조한 시기라는 전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 앞으로 IPO 시장의 옥석가리기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모주 성과는 IPO 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코스닥 지수에 3~6개월 후행하는 패턴을 보인다. 코스닥 지수는 2018년 상반기에 고점을 형성한 이후 2019년 말까지 약세를 지속했다. 더불어 국내 공모주 투자 성과는 2분기가 좋고 연말~연초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대부분 12월 결산이어서 양호한 실적을 기반으로 준비해 2분기 중순~3분기 초 상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연말에는 성과측정 이슈로 기관투자자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코스닥 대주주 이슈로 주식 시장 상승이 제한되어 공모주 투자 성과는 다소 부진하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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