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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갤노트 없는 삼성, S21 성적도 ‘기대 이하’…FE 출격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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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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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폴더블 대중화’를 선포하며 일종의 플래그십 과도기에 처한 삼성전자가 팬에디션(FE) 출격을 서두르고 있다. 통상 하반기에 선보여온 ‘효자 플래그십’ 갤럭시 노트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올해 초 내놓은 ‘갤럭시 S21’ 시리즈의 초기 6개월 성적표가 기대 이하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폴더블 라인업만으론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바짝 추격해 오는 중국 샤오미, ‘아이폰13’ 출시를 앞둔 애플의 공세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도 배경이 됐다.

◇출격 준비하는 갤럭시S21 FE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4분기까지 미뤄졌던 ‘갤럭시S21 FE’의 출시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E는 갤럭시S21 등 프리미엄급 스마트폰과 유사한 성능, 디자인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갤럭시 S21 FE 생산 상황이 원활해져 작년과 마찬가지로 9월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달 폴더블 신제품의 분위기에 따라 최종 출시 시점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IT팁스터 로날드 크반트가 "갤럭시S21 FE 생산이 이제 공식적으로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확인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초 갤럭시 S21 FE는 오는 11일 언팩에서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3’ 등 폴더블폰과 함께 공개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반도체 수급 여파로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출시에 앞서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TENNA)에서 전파 인증도 통과한 상태다.

특히 연초 출시된 갤럭시 S21 시리즈의 성적표가 전작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FE의 역할은 더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갤럭시 S21 시리즈의 출시 후 첫 6개월간 판매량은 1350만대로 추정된다. 이는 갤럭시 S20(1700만대), 갤럭시 S10(2550만대) 시리즈 대비 각각 20%, 47% 감소한 규모다. 조기 출격으로 초반 흥행에서 성공했지만 이후에는 유지되지 못한 셈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플래그십 판매 부진, 베트남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이 더해져 지난 6월 점유율이 15.7%까지 하락하는 등 삼성전자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노트 빈자리 어쩌나’ 삼성 딜레마
더욱이 올 하반기에는 시리즈별 누적 판매량 1000만대 안팎인 ‘흥행 보장카드’ 갤럭시 노트 신제품마저 출시되지 않는다. 반면 5G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 애플은 올 하반기 아이폰13으로 또 한 번 역대급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2위에 등극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 중인 샤오미의 공세도 거침없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노트 시리즈를 폴더블폰으로 대체하는 등 플래그십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과도기적 상태"라며 "애플 대비 프리미엄 브랜드가 열세인 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기반한 중국 오포·비보·샤오미(OVX) 3사의 도전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에 맞서 야심차게 개척 중인 폴더블폰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삼성전자로선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왕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플래그십의 부진을 FE로 만회한 지난해 공식을 다시 한 번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작년 9월 공개한 갤럭시 S20 FE는 같은 해 초 출시된 갤럭시 S20 시리즈를 기반으로 가성비를 강조하면서 한 달 만에 200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갤럭시S21 FE의 출고가는 전작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시장을 키우는 플래그십 과도기 동안 FE, A 시리즈 등 중저가 플래그십에 양적 무게 중심이 옮겨지며 스마트폰 수익성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먼저 뛰어든 5G시장에서도 주도권을 빼앗기며 추월 당한 상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5G 제품 매출을 기준으로 한 애플의 점유율은 53%로 삼성전자(14%)를 훨씬 앞섰다. 이 기간 5G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기준 69%, 출하량 기준 39%였다. 반면 삼성전자가 선도하고 있는 폴더블폰시장은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0.2% 수준에 불과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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