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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8월은 투자자를 실망시키는 악명을 갖고 있다” 8월 괴담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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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미 감독수장 “코인 시장은 무법천지 서부시대…감독권 최대한 행사”



4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8%, S&P500은 0.8%, 나스닥은 0.6% 상승했습니다. S&P500은 사상최고치입니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총 가계부채는 6월말 기준으로 14조9600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2분기(4~6월) 3130억 달러가 늘었는데, 이는 2007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입니다.

4일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태풍의 눈’ 같은 증시’, ‘8월 증시 괴담 맞을까’, ‘겐슬러 코인에 더 큰 칼 뽑나’를 꼽았습니다. S&P500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미국 증시에서 비관론이 나오는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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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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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의 눈’ 같은 증시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서 하루 5% 이상 떨어지는 폭락장이 없는 상태가 180거래일 이상 지속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인플레 우려, 델타 변이 확산 우려 등으로 잠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낙폭은 5% 이상의 폭락을 보이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S&P에 따르면, 5% 이상 하락장이 있었던 작년 11월 초 이후 다우, S&P500, 나스닥 등 월가의 3대 지수는 평균 35%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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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서 5% 이상 폭락 없는 기간 추이. /자료=골드만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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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렇게 폭락장이 없는 상태가 지속된 것은 역사상 최장 순위 15위 안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가장 길었던 것은 2018년 2월에 끝난 404거래일이었습니니다. 1929년 이후 5% 폭락이 없는 날이 지속된 경우의 평균은 94일입니다. 그 배에 달하는 기간 동안 폭락장이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증시가 폭락장 같은 큰 출렁임 없이 계속 오르는 것은 ‘태풍의 눈’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승장의 바탕에는 미 연준이 코로나 위기 이후 제로 금리를 유지하면서 매달 12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 매입으로 금융 시장에 유동성(돈)이 넘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1조9000억 달러에 달하는 수퍼 부양책으로 경제에 돈을 공급했습니다. 한편 코로나 확산은 백신 접종으로 방어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가계는 1분기에 1720억 달러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이게 시장을 떠받치는 주식 수요의 가장 큰 원천이라는 분석입니다. 미국 가계는 자산의 44%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가계가 4000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코로나 확진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일주일 평균 확진자는 7만2790명에 달해서, 작년 여름의 최고치였던 6만8700명을 넘어섰습니다. 다만, 아직 월가는 델타 변이 확산이 미국 경제와 증시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게 다수입니다. 다만, 뉴욕시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할 때 등에 대해 백신 접종을 한 번 이상 받았다는 증명을 할 것을 요구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쉐이크쉑, 스타벅스, 맥도널드 등 외식 체인업체나 플래닛 피트니스 등 헬스클럽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이날 월가 증시에서는 주식 거래 앱 회사인 로빈후드 주가 폭등이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달 29일 상장할 때 상승 기대와 달리 8% 넘게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는데, 이날은 24% 폭등했습니다. 테크주 투자의 대표주자인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에서 1억4750만 달러 어치의 로빈후드 주식을 매입하고, 소셜미디어 등에서도 로빈후드 주식을 사자는 글이 돌면서 급등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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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로빈후드 상장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한 건물 전광판에 표시된 로빈후드의 로고. /AP 연합뉴스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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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증시 괴담 맞을까

8월 증시가 첫날은 하락했다가 둘째 날은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8월 증시는 성적이 안 좋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7월에 2.3% 상승하면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날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고 나서는 8월 초를 피크로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올해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집권당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바뀌었습니다.

금융분석회사 LPL 파이낸셜의 분석에 따르면, 집권당이 바뀌고 난 해의 연중 S&P500 주가 동향을 따져 봤더니 8월6일 피크를 찍고 9월25일에 바닥을 찍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정권 교체가 아니라도 대통령 선거 다음해를 분석해 보면 8월3일에 증시가 피크를 기록하고 9월24일에 바닥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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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집권당이 바뀐 후 주가 추이. /자료=L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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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한 것이어서, 앞으로도 맞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LPL은 과거에 선거 다음해에는 8~9월에 주가 수익률이 낮은 경향이 있으니 이를 감안하라는 지적을 했습니다.

금융리서치회사인 CFRA도 8월 주식 시장의 불안을 경고. CRFA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 노트에서 “8월은 투자자를 실망시키는 악명을 갖고 있다”며 각종 데이터를 제시했습니다. 1945년 이후 S&P500 지수를 분석해 보면 8월의 성적이 밑에서 세번째로 안 좋은 달이라는 것입니다. 또 세 번째로 가장 변동성이 심한 달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더욱 안 좋은 것은 S&P500이 7월에 6번 이상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13번의 경우에는 8월에 평균 2.4%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13번 중 12번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올해 S&P500은 7월에 7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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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스토벌 CFRA 수석 투자 전략가. /CF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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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RA는 올해 8월에 하락장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세 가지로 댔습니다. 첫째, 기업 실적이 피크를 찍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인플레이션이 높게 나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셋째, 델타 변이 확산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8월 말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준이 테이퍼링에 대한 힌트를 주게 되면 투자자들이 더 긴장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데이터를 보면 이와는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다우 지수를 가지고 1896년부터 현재까지 분석해 봤더니, 8월의 상승률이 평균 1.1%로 다른 달의 평균인 0.6%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1896~1986년으로 90년을 끊어서 보면 8월의 상승률이 평균 1.8%로 다른 달의 상승률 평균 0.4%보다 높지만, 1986년 이후로 보면 8월은 -0.7%로 다른 달의 평균 상승률 0.9%와 달리 마이너스를 보였습니다. 8월의 주식 시장 성적이 안 좋아 보이는 것은 최근의 일이라는 얘기입니다. 또 시점을 어떻게 끊어서 보느냐에 따라 월 평균 수익률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맹신할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 겐슬러, 코인에 더 큰 칼 뽑나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SEC) 위원장이 코인 규제에 대해 강한 말을 쏟아 냈습니다. 지난 4월 취임한 겐슬러 위원장은 그 동안 가상자산인 코인 규제에 대해서 증권시장의 불공정 행위들과 묶어서 에둘러 말하거나 원칙적인 얘기만 해왔습니다만,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콕 찍어서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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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미 증권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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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슬러 위원장은 3일 애스퍼 안보포럼에 참석해, “(코인 시장이) 무법천지 서부 시대와 같다. 더 강한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 자산 클래스는 사기, 조작, 그리고 권한 남용이 만연하다”며 SEC가 코인 거래와 대출 플랫폼에 대해 더 강력하게 규제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겐슬러 위원장은 “가능한 범위에서 우리의 권한을 행사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그는 “미국인들이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 등에서 가상화폐를 사고, 팔고, 빌리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서는 공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에 투자된 돈은 1년전 30억 달러에서 현재 850억 달러로 불어났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탈중앙화 금융 사기로 1~4월에만 투자자들이 8억34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합니다.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에서는 코인을 사고 팔 뿐만 아니라 코인을 빌려주고 빌릴 수 있습니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런 플랫폼도 증권 관련 법의 규제를 받아야 하고, 필요하다면 상품 거래 관련 법이나 은행법의 규제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겐슬러 위원장은 또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에 나설 것도 얘기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와 1대1로 교환하는 방식 등을 채택하고 있어 전통적인 은행, 금융 시스템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규제 공백을 이용해서 자금 세탁 등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1130억 달러에 달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가상자산과 관련한 거래, 상품, 플랫폼에서 규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의회로부터 추가 권한을 승인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SEC는 최근 여러 비트코인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겐슬러 위원장은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인수합병(M&A) 부문 파트너를 거쳐 2009~2014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골드만삭스에서 일할 때는 정부의 규제 철폐를 강조했지만, CFTC 위원장 재직 당시에는 파생상품 규제 강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화폐를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코인 업계에서는 디지털 화폐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겐슬러 위원장이 업계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강력하게 감독할 것을 공표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증시에서 6개월 이상 폭락장이 없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연준의 돈 풀기 덕에 평온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증시는 어느 한 순간 돌변할 수 있습니다. 항상 위험을 생각하고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과거 데이터를 보고 8월 장세가 어둡다는 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를 완전하게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항상 출렁임에 대비는 하되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셋째, 미국 증권 감독의 수장이 가상자산 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규제 공백이 있어서 자금이 쏠리는 일이 생긴다면 막아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 보호라는 목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움직일 것을 기대합니다.

[방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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