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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운명의 한일전, 특급 에이스 야마모토 상대로 이정후가 그린 복수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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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 야구 대표팀 이정후(오른쪽). 요코하마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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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한국 야구의 현재이자 미래, 이정후(23)가 머릿속에 그린 모습이 현실이 됐다. 이정후가 예상한 그대로 4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한일 라이징 스타의 투타 대결이 펼쳐진다.

한일전을 빼놓고 국제대회 우승을 바라볼 수 없다. 이번 도쿄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4일 오후 7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일본과 맞붙는다. 일본은 특급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3)를 내세운다. 이번대회 최고 투수를 상대하는 한국은 2년 전 프리미어12 복수에 성공해야 결승전에 직행한다. 패배시 한국은 오는 5일 두 번째 준결승전을 통해 다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이길수록 경기가 적고 질수록 경기가 많은 대회 규정상 승리가 곧 마운드 안정을 가져온다. 4일 한일전 승리가 금메달로 향하는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물론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일본은 객관적인 전력만 봐도 이번 대회 최강이다. 한국은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부터 프로선수끼리 맞붙은 한일전 4경기에서 모두 졌다. 2019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도 일본과 맞붙었고 선취점에 성공했으나 역전패로 고개숙였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 이정후가 있었다. 이정후는 프로 신인이었던 2017 APBC부터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두 차례 일본을 꺾었지만 당시 일본은 프로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대표급 선수로 구성된 일본을 상대로는 아직 승리 경험이 없다.

그래서 더 패배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6월 중순 대표팀 승선이 확정된 후 “아직 국제대회에서 100% 전력의 일본을 이겨보질 못했다. 단기전은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일본이 오히려 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제는 꼭 일본을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마치 어제 일어난 일처럼 2019 프리미어12 결승전을 돌아봤다. 그는 “결승전 마지막 타석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승부를 잊을 수 없다. 구종도 기억난다”며 “상대는 나랑 동갑인 야마모토였다. 이전까지 삼진을 하나도 당하지 않았는데 야마모토에게 공 3개로 삼진을 당했다. 포크볼·커브·포크볼을 던졌는데 포크볼이 140㎞ 이상 나오더라. 이번에 올림픽에서 꼭 다시 붙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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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구 대표팀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요코하마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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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성장을 거듭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된 것처럼 야마모토 요시노부 또한 일본 최고 선발투수로 올라섰다. 2년 전 일본 대표팀에서는 필승조로 나서 한국의 우승을 막았던 야마모토는 이번 올림픽에선 일본 1선발로 활약하고 있다. 150㎞ 중반대 패스트볼과 140㎞ 포크볼을 앞세우며 오타니 쇼헤이 이후 일본 최고 우투수로 평가받는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28일 도미니카와 올림픽 야구 개막전에서 6이닝 2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올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선 평균자책점 1.8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고 있다. 이정후는 이번 올림픽에서 2번 혹은 3번 타자로 나선다. 한일전에서 야마모토와 1회부터 맞붙을 확률이 높다. 2019년 첫 승부에선 이정후가 제대로 배트를 휘두르지도 못한 채 당했다. 그러나 지금의 이정후는 보다 강하고 정확한 타자가 됐다. 이정후는 이번 올림픽 4경기를 포함해 국제대회 타율 0.329를 기록중이다. 지난 1일 도미니카전에서는 9회말 상대 강속구 투수 루이스 카스티요를 상대로 동점을 만드는 2루타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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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예선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있다. 요코하마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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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이스를 넘어서야 승리할 수 있다. 과거 한일전도 그랬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은 당시 일본의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엽이 마쓰자카에게 8회 결승 투런포를 터뜨리며 명승부를 만들었다. 이정후 또한 21년 전 이승엽처럼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는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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