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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노컷 리뷰]'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청불 품고 봉인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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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감독 제임스 건)

노컷뉴스

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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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워너브러더스로부터 전권을 받은 제임스 건 감독이 봉인 해제된 것처럼 R등급(청소년 관람 불가) 안에서 마음껏 찢어발기고, 터트리고, 썰어대면서 코믹북적인 상상력까지 더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본 모양새다. 감독이 차려놓은 격렬하고 화려하게 피 튀기는 난장판을 즐기고자 하는 관객에게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올여름 최고 영화가 될 것이다.

태스크 포스 X의 수장 아만다 월러(비올라 데이비스)는 코르토 몰티즈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정권이 교체되고 미국에 좋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되자, 미국 최고의 사망률을 자랑하는 벨 리브 교도소에 수감된 슈퍼빌런들을 모아 태스크 포스 X를 구성한다.

릭 플래그 대령(조엘 킨나만)을 비롯해 할리 퀸(마고 로비),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 피스메이커(존 시나), 캡틴 부메랑(제이 코트니), 랫캐처2(다니엘라 멜키오르), 폴카도트맨(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 서번트(마이클 루커), 킹 샤크(실베스터 스탤론), 블랙가드(피트 데이비슨), 위즐(숀 건), TDK(네이선 필리언), 몽갈(메이링 응), 자벨린(플룰라 보그) 등이 차출돼 팀이 꾸려지고, 이들은 코르토 몰티즈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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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국내 영화 팬에게도 익숙한 제임스 건 감독이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가 아닌 DCEU(DC 확장 유니버스)로 돌아왔다. 그것도 팀플레이가 불가능한 최악의 안티 히어로들과 말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감독 데이비드 에이어)를 새롭게 뜯어고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제목이 갖는 의미만큼이나 전작은 물론 DCEU가 그동안 선보인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엽기영화 공장'으로 불리는 트로마 엔터테인먼트의 작품 '트로미오와 줄리엣'의 공동 각본을 맡으며 영화계에 발 디딘 제임스 건 감독은 이후 트로마에서 영화 관련 일을 배우고 활동하며 실력을 쌓았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트로마가 가진 엽기 B급 정서 DNA와 히어로 무비를 통해 경험한 장점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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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영화 속에 보이는 안티 히어로들의 의미 있는 반란은 제임스 건 감독의 행보와도 닮은 구석이 있다. 관습이나 규칙을 전복하는 안티 히어로들이 자신 안의 장점을 찾아내며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줬듯이, 제임스 건 감독은 기존 코믹스 기반 할리우드 히어로 블록버스터의 관습, 특히 DC가 머물러 왔던 관습을 벗어나 DCEU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각 캐릭터의 특성과 스토리 등이 잘 엮어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캐릭터는 할리 퀸과 폴카도트맨, 랫캐처2다.

할리 퀸의 경우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감독 캐시 얀)에서 그의 홀로서기가 그려진 바 있다. 그러나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비교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할리 퀸은 조커의 그늘 아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능력 있는 빌런이자 뚜렷한 존재로 그려진다.

실비오 루나 대통령(후안 디에고 보토)을 죽이는 장면, 코르토 몰티즈 감옥에서 탈출하는 장면은 자신을 얽매던 외부적 요인과 심리적 제약을 마주하고 뛰어넘는 할리 퀸의 성장을 보여주면서 그가 가진 캐릭터 색깔을 독창적으로 그려낸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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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벨 리브에 갇혔던 안티 히어로들에게서 안티와 범죄의 껍데기를 벗겨내면 사회 부적응자, 도태된 자, 소외된 자들이 남는다. 물론 악당들의 범죄 사실을 미화해서는 안 되지만, 영화는 그것보다 소외된 자들의 내면에도 상처와 트라우마가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캐릭터가 폴카도트맨이다.

폴카도트맨 역시 오랜 시간 자신을 갉아먹어 온 트라우마를 영화에서 종종 드러낸다. 이는 그의 엄마로 형상화된다. 트라우마가 준 두려움에 움츠러들던 폴카도트맨은 태스크 포스 X라는 괴짜 무리이자 그와 비슷한 존재들을 만나며 점차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맞선다. 가장 인간적인 빌런 랫캐처2 역시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상처를 안고 살지만, 슈퍼빌런들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

영화는 악당들이 '개인'이라는 감옥을 벗어나 공동체 안으로 들어온 뒤 배우고 경험하면서 그들 역시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대척점에 서 있는 게 아만다 월러다. 미국 정부를 위한다는 신념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정의'이지만, 그 신념이 때로는 타 공동체의 생존을 위협할 때도 있다. 이는 아만다가 빌런보다 더욱 빌런처럼 보이게끔 만든다.

공동체도 개인보다 이기적이 될 수 있으며, 자기 공동체만을 위하려는 행동이 올바른 행동인지 되묻게 된다. 독재 정권의 잔재인 요툰하임에 숨겨진 비밀을 둘러싼 아만다의 선택과 이에 맞선 슈퍼빌런들의 선택은 처음부터 선과 악이 정해지거나 고정된 게 아님을 보여준다. 정치적 판단 속에 보통의 사람들이 희생돼 온 역사가 반복될 위기에서 모난 돌들인 슈퍼빌런들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제법 통쾌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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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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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규칙 따위는 벗어던진 안티 히어로들의 막무가내 액션으로 가볍게 시작한 영화는, 히어로 무비와 고전 전쟁 영화의 외피를 입고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제법 묵직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모습까지 선보인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열량 높고 입에는 맛있는 정크푸드처럼 캐릭터와 액션, 유머 모두 화려하고 재밌다. 관객들은 보면서 그저 망설임 없이 제임스 건이 차려놓은 모든 것을 즐기면 된다.

극 중 실베스타 스탤론이 목소리 연기를 맡은 킹 샤크 나나우에와 랫캐처2의 단짝 세바스찬 역시 신 스틸러 중 하나다.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그러면서 파워 넘치는 킹 샤크의 "냠냠"과 세바스찬의 손짓은 분명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8월 4일 개봉, 132분 상영, 쿠키 있음, 청소년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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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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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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