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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중국은, 왜] 한·미훈련 불투명한데…美 해군, 40년만에 최대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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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지중해·남중국해에서 동시 실시

5개 함대 동원, 1981년 이래 최대 훈련

대만 주변 해역서 제압능력 과시 목표

中 고삐 조이는 美, 서태평양에 전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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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네이비실 병사들이 해상 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US 밀리터리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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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월 3일)부터 미 해군이 서태평양 일대를 비롯한 여러 바다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LSE2021)에 들어갔습니다.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훈련에는 방대한 규모의 전력이 투입됩니다.

미 해군에 따르면 6개 해군·해병 사령부 산하 5개 함대와 3개의 해병원정대, 전투함 36척이 참여합니다. 지원 함정도 50척 이상 투입됐습니다.

17개 시간대에 걸친 지역에서 미 해군이 얼마나 유연하게 합동 대응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미 해군의 동시 작전 능력을 과시하는 데 목표를 둔 훈련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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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7함대 항모전투단의 훈련 장면.〈사진=미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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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훈련은 1981년 대서양과 멕시코만, 북해의 노르웨이 연안에서 6개 미 해군 함대가 투입돼 벌였던 '오션 벤처 1981' 훈련 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당시 상대는 소련이었죠.

미 해군대학 제임스 R 홈즈 교수는 “이번 훈련은 흑해·지중해·동남중국해에서 이슈가 발생한다 해도 미 해군이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는 데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동중국해와 중국의 침공 위협이 점증하는 대만 주변 해역에서 미 해군과 해병대가 중국 해군의 도전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데 목표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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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엘리자베스 항모.〈사진=영국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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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남중국해를 통과해 북상 중인 가운데 미 해군도 냉전의 한복판에서 시행했던 규모의 훈련을 40년 만에 실시하는 겁니다. 그것도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남중국해와 대만 주변 해역에서 말입니다. 이번 훈련에는 일본과 호주·영국도 참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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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135S 정찰기(일명 코브라볼).〈사진=미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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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해역에 인공섬을 조성해 영해를 선포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과 영국의 군사적 압박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 美 코브라볼 정찰기, 中 방공식별구역서 고강도 정찰

지난 1일 미 공군은 중국 본토에 바짝 붙은 공해상에 정찰 자산을 띄워 탐지 작전을 벌였습니다. 이날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창건 기념일이었습니다.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기지에서 발진한 RC-135S 정찰기가 항저우와 상하이 코앞에서 10여 차례 남북을 오가는 항적을 그리며 정찰을 했다고 중국의 싱크탱크인 베이징대 '남해작전태세감지계획'이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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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라볼 정찰기의 항적 사진.〈사진=베이징대 남해전략태세감지계획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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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찰기는 첨단 전자광학 장비로 탄도미사일의 발사 동향을 살필 수 있습니다. 미사일의 탄도와 탄착점까지 잡아내는 핵심 정찰 자산입니다.

미 해·공군이 바다와 공중에서 중국을 옥죄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6월 미군이 기습적으로 아프간에서 철수한 뒤 탈레반이 기사회생하면서 신장위구르 지역의 안보 리스크가 커졌습니다. 남중국해와 대만 주변 바다에 대한 미국과 나토 회원국의 공세적인 항해 작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큰소리쳤던 중국은 홍콩 앞바다에서 실탄 훈련을 하면서 맞대응하는 그림을 연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무력 시위의 위용에서 밀리는 양상입니다. 중국도 해군 전력 확충에 속도전으로 임하고 있지만 배만 찍어 낸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실전 경험도 훈련량도 아직 역부족인 실정입니다.

게다가 미 해군이 중국 견제라는 목표를 구체화하면서 서태평양 지역으로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고 규정한 지역에서 대중 압박이 커지는 정세 흐름입니다.

남중국해와 대만 주변 바다에서 미 해군의 공세적 동향에 냉가슴을 앓고 있는 형국이지만 공교롭게도 한반도 주변은 중국의 입장이 관철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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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 장면. 〈사진=미 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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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북한 문제를 지렛대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쌍중단'(북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입니다. 한미연합훈련의 목적이 한반도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중국으로선 여간 신경 쓰이는 미군의 동향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올해 한미연합훈련은 언제 실시될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북한의 중단 요구도 나왔습니다. 위기감의 수위를 높여가며 여기저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국. 고삐를 늦춰 잡지 않는 미국.

미·중이 패권 각축의 수위를 높여가는 구도 속에서 올해 한·미연합훈련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눈길이 모아지는 이유입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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