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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도 않고 쌓아놓은 현금만 ‘130兆’…삼성전자, 車 반도체 다시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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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삼성전자의 전장 부품과 시스템이 적용된 컨셉 자동차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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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 NXP 인수에 도전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3년 내에 의미있는 인수합병(M&A)을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4일 삼성전자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128조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이는 약 30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인텔과 대만 TSMC의 4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이 2분기 130조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든든한 실탄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이같은 회사 계획이 전해졌다. 삼성전자 측은 “보유현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라며 “주주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밝히자면 (보유현금을 토대로) 3년내 의미있는 M&A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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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에 적용될 자동차용 반도체.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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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미국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뒤로 큰 M&A가 없는 삼성전자가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투자할 분야로는 자동차 반도체가 꼽힌다. 네덜란드 NXP,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스 등이 강력한 후보군으로 떠오른 가운데, 시장 2위 NXP가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NXP는 2004년 필립스 반도체 사업부문이 분사해 세운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 업체다. 자동차의 각종 장치를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와 인포테인먼트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제조 기반을 둔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를 M&A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본다. NXP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있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어서 투자에 따른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지난 2019년 삼성전자가 NXP 인수를 검토한 점도 M&A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당시 인수 금액에 이견을 보이며 M&A는 최종 무산됐으나, 미국 증권가에서는 지난 4월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이 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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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P의 전력반도체(PMIC) 모습. /NX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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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NXP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격 개화가 예상되고 있는 전기차 시대에 반도체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어서다. 또 자동차 산업 특성상 신규 업체가 공급망에 편입되기는 매우 어려워 NXP의 네트워크 자산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삼성전자는 현재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반도체 ‘엑시노트 오토’와 자동차 ADAS용 이미지센서 ‘아이오셀 오토’ 등을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지만,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삼성전자가 NXP를 인수할 경우 하만을 인수하는 것보다 전장사업 경쟁력 확보에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며 “다만 퀄컴이 중국의 반대로 NXP 인수에 실패한 것 같은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다만 이같은 투자를 결정할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는 삼성전자의 대형 M&A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사이 경쟁자인 인텔과 TSMC는 과감한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인텔은 23조원을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고, 업계 3위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34조원을 베팅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TSMC는 2024년까지 147조원의 투자를 감행한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에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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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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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이 부회장의 사면 시점을 기해 삼성전자가 신규 파운드리 투자처와 자동차 반도체 기업 인수 전략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최근 이 부회장의 8·15 광복절 가석방 가능성이 높아지자, 삼성전자가 이에 맞춰 투자 및 M&A 계획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사업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가기 위해서는 결국 기존 주력 사업에서의 성과보다는 파운드리나 M&A와 같은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라며 “시대의 변화를 대응하기 위한 ‘변화의 스토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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