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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깎아내리기 나선 일본 "가격 낮추려 안전은 뒷전"...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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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학자 "한국 배터리 기술, 일본보다 떨어져"
"품질·가격으로 양분될 시장에서 K배터리 전망 비관"
국내 업계선 "일본 배터리사들, 이미 경쟁 상대 아냐"
일본 선두 업체 파나소닉, 상반기 점유율 급감
한국일보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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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K배터리' 때리기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입지가 좁아진 일본 배터리 업계의 위상 강화를 위한 흠집 내기 전략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유명 경제학자인 마카베 아키오 호세이대 대학원 정책창조연구과 교수는 최근 일본 경제주간지 '프레지던트' 기고문에서 K배터리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 배터리 업계는 배터리 제조에 관한 기초적인 기술에 불안함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강화를 안전 기술의 향상보다 우선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쉐보레 볼트 전기차의 리콜 사태로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EV) 전환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안전성 대신 수익성을 중시해 가격이 싼 LG 배터리를 선택한 대가란 것이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배터리의 발화 문제는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과 동등한 기술을 확립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K배터리를 평가절하했다. K배터리의 미래에 대해서도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국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안전 기술의 향상보다 우선했고, 그 결과 시장 점유율을 늘려 나갔다"며 "하지만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품질과 가격을 기준으로 양극화할 것이며, 한국은 이런 변화 속에서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사이에서 뾰족한 대응책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GM의 이번 리콜로 미국 업체들이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자의적인 해석도 덧붙였다. GM이 혼다와 차체 공유 및 연료 전지 공동 개발에 필요한 제휴를 체결하고 중국, 북미 시장에서 일본 차 판매 증가 현상 등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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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업계는 마카베 교수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의도적인 K배터리 폄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배터리 기술이 압도적인 것은 인정하지만,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를 양산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K배터리의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본 전기차 업계는 도요타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전기차(HEV)의 성공에 심취, 본격적인 순수 전기차 시장이 개화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글로벌 시장을 내줬다"며 "파나소닉이 테슬라와의 협업으로 글로벌 점유율 상위에 포진해 있지만, 양사의 밀월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반값 배터리' 공급 카드를 꺼내든 파나소닉 역시 불안감에서 나온 궁여지책이란 시각이다. K배터리와의 경쟁력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결정이란 해석이다.

실제 일본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점유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파나소닉의 올해 상반기 누적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17.1기가와트시(GWh)로 중국의 CATL,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69%로 CATL(295%), LG에너지솔루션(170.4%)은 물론 배터리 업계 평균 성장률(163.4%)에도 한참 못 미쳤다. 점유율 역시 지난해 25.4%에서 올해 16.3%로 뚝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K배터리를 타깃으로 삼아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과 한국의 선전 속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일 뿐"이라며 "규모의 경제에서 선순환을 이뤄내는 중국의 후발 업체들이 오히려 더 위협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글로벌 업계 선두인 CATL 외에도 BYD(점유율 4위·성장률 261.2%), CALB(7위·315.8%), 궈시안(9위·266.4%) 등 중국 업체들의 성장률은 가파른 상승세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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