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휴가철 렌터카 많이 모는 '2030'...음주사고 60% 넘게 차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렌터카 음주사고,사업용의 85%

10건 중 6건은 2030이 운전대

휴가철인 8월과 9월 음주 사고 ↑

시동제한장치, 안전교육 등 필요

중앙일보

2018년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렌터카 음주사고 현장. 3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60.2%.'

술을 마시고 렌터카를 운전하다 발생한 교통사고 중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렌터카 음주운전 사고 10건 중 6건은 이들 '2030' 때문에 일어났다는 의미다.

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분석한 '최근 3년간(2018~2020년) 사업용자동차의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버스·택시·화물차·렌터카 등의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는 2019년에 비해 각각 15.0%와 9.2%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음주운전 사고(이하 음주사고)는 오히려 29.3% 증가했고, 사망자 수도 4.5% 늘었다. 2019년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의 시행이 무색한 상황이다. 여기엔 렌터카의 음주사고가 크게 늘어난 탓이 크다.

중앙일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3년간 렌터카가 일으킨 음주사고는 전체 사업용자동차 음주사고(3696건)의 85.4%인 3156건이나 된다. 같은 기간 버스와 비교하면 무려 109배다. 사망자 수도 전체의 63.6%를 차지했다.

렌터카 음주사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우선 전체 연령대 가운데 20대(32.3%)와 30대(27.9%)가 일으키는 사고 비중이 60%를 넘어 절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부산 서면에선 술을 마신 20대 남성이 동승자 3명을 태운 채 렌터카를 몰다가 보행자 2명과 부딪혔다. 이어 인근 포장마차에 앉아있던 사람들까지 들이받고는 달아나다 시민들에게 붙잡혔다. 이 사고로 모두 12명이 다쳤다.

중앙일보

부산 서면의 포장마차를 덮친 렌터카 음주운전 사고 현장. [사진 부산지방경찰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사망자는 20대가 일으킨 음주사고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42명 중 25명으로 거의 60%에 육박한다. 2018년 11월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사고가 대표적이다.

당시 22세 대학생이 몰던 렌터카가 신호등 지지대를 들이받으면서 차에 타고 있던 6명 중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가 넘어 운전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이들은 모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동기들로 사고 전날 저녁때 학교 인근 자취방에 모여 술을 마시다 자리를 옮겨 술을 더 마시기 위해 렌터카로 이동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또 10대 운전자는 렌터카 음주사고 비율이 2.7%에 불과했지만, 치사율이 6.0명으로 전체 치사율(1.3명)보다 4.6배나 높았다. 치사율은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다. 사고는 적게 나지만 한번 나면 대형사고란 의미다.

월별로는 휴가철인 8월과 9월에 평소보다 렌터카 음주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 교통안전처의 전연후 교수는 "휴가를 맞아 렌터카를 많이 빌리는 데다 피서지 주변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러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단속 강화와 함께 음주사고에 대해선 보험금 전액을 보험사가 운전자에게 다시 청구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을 정비하고 있다.

중앙일보

경찰이 낮에 속초시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렌터카에 음주운전 시동제한장치를 장착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으면 아예 시동이 안 걸리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또 2030에 대한 음주운전 예방교육과 안전의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단의 권용복 이사장은 "음주운전을 막을 다각도의 예방 대책을 도입하고, 사회적으로 음주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더 높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중앙일보 공동기획]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