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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달걀 57%·마늘 46%·돼지고기 10% ↑… 농축산물값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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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비자물가 2.6% ‘껑충’

폭염으로 가축 대량폐사 원인

농축산물 가격 전년비 9.6% ↑

홍남기 “추석 성수품 공급 확대”

정부 “하반기 안정 전망” 불구

태풍·유가 불안 등 리스크 많아

국민지원금도 물가자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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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안정될 것이라던 정부 예상과 달리 7월에도 밥상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은 농축산물 가격 강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폭염으로 가축이 대량 폐사하면서 고기 가격이 올랐고, 달걀값은 상승폭이 더 커졌다.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전국민 약 88%에 1인당 25만원의 상생국민지원금(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이어서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폭염에 축산물 가격 강세, 달걀값 고공행진 지속

통계청이 3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6% 상승했다. 전월(10.4%)보다 상승폭이 완화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AI 영향으로 줄어든 산란계의 회복이 늦어지면서 달걀값이 57.0%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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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돼지고기(9.9%) 등 축산물 가격도 많이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폐사 가축(2일 기준)은 29만2000마리에 달한다. 육계 19만마리, 토종닭 7만7000마리, 산란계 5000마리, 돼지 7000마리 등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대전 ‘오정농수산도매시장’과 ‘이마트 둔산점’을 방문해 주요 농축산물 가격·수급 동향과 대형마트 수입계란 판매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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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대전 이마트 둔산점을 방문해 수입계란 판매상황 및 축산물 등 농산물 가격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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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는 “농축수산물 물가수준이 여전히 높고 폭염 지속·태풍 피해 등 추가상승 리스크도 존재하는 만큼, 농축수산물 가격을 추석 전까지 안정시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추석 성수품 공급규모 확대 및 조기공급, 수입물량 확대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계란가격의 조속한 인하를 위해서는 당분간 수입계란이 소비자에게 더 낮은 가격에, 더 많이 공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8월 1억개, 9월 1억개 등 수입물량을 대폭 늘리고, 급식·가공업체에 주로 공급돼 온 수입계란이 소비자에게 더 많이 공급되도록 대형마트 등에 수입물량의 절반 이상 공급을 목표로 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석유류도 물가를 밀어 올렸다. 경유(21.9%), 휘발유(19.3%) 등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공업제품은 2.8% 상승했다. 전기료(-0.4%)는 소폭 하락했지만 상수도료(2.7%)와 도시가스요금(0.3%) 올랐다. 집세는 전세(2.0%)와 월세(0.8%) 모두 올랐다. 외식 물가도 2.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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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하반기 물가 안정”… “추석, 국민지원금 물가 자극할 수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 중반을 찍었지만 정부는 하반기 남은 기간에는 물가가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개인서비스 오름세가 커지고 전기·가스·수도가 상승 전환하면서 상승 폭이 전월과 비교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서비스는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농축수산물은 오름세가 둔화하고 석유류 오름세도 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는 2분기보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폭염과 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 유가 등 국제원재자 가격 추가상승 등 리스크가 여전히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 물가 안정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 농축산물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상생국민지원금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식료품을 중심으로 한 생필품 체감물가 상승에 머물고 있어 애그플레이션(농업+물가상승)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식료품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그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수출로 수요가 증가한 측면이 있지만 대면소비 부진은 여전하다”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에 가깝거나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상생국민지원금도 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이 공급된 유동성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등 유동성 일부 회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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