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英군함 한반도 접근에 “적반하장격 도발”

3일 연구사 개인 명의로 비판

아태 상시 배치 계획에 `긴장 초래` 경고

"우리에 대한 일종의 도발" 비난

북 우방국인 중국 편들기 분석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영국 군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시 배치 계획과 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의 한반도 접근을 놓고 자신들을 향한 도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예민한 지역 정세를 긴장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무성은 3일 홈페이지에 최현도 조선-유럽협회 연구사 명의 글을 싣고 “우리에 대한 일종의 도발”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최 연구사는 “머나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군함까지 들이밀면서 정세를 격화시키는 영국이 그 구실을 우리의 위협에서 찾고 있는 것은 적반하장격”이라고도 덧붙였다.

영국 최신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 호(사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이 지난달 아시아·태평양 해역에 군함 2척을 연말께 상시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개인 명의의 담화로 비난에 나선 것이다. 이는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 편들기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영국의 아태지역 군함 상시 배치 계획과 퀸 엘리자베스 파견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이 많았다.

북한은 퀸 엘리자베스호의 접근에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최 연구사는 “이번 (군함 배치) 발표는 항공모함 ‘엘리자베스 여왕’ 호가 8월 중국 남해를 통과해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합동 군사 연습에 참가하게 되는 시점에 나온 것으로 하여 지역 나라의 강한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영국은 지난 5월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중심으로 한 항모 전단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보냈고, 이 항모는 남중국해를 거쳐 다음 달께 한국과 일본에 기항할 예정이다.

최 연구사는 이어 “영국 국방상이 상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이 일본과 남조선을 고립시키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 등을 위협하려 한다고 터무니없이 걸고 들(었다)”며 “손위 동맹자의 환심을 사는 방법으로 ‘세계적인 영국’ 건설 야심을 실현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보려는 시도”라는 평도 나온다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대영제국이 세계 여러 나라를 ‘포함 외교’로 위협하고 제 마음대로 식민지로 만들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며 “말썽 많은 브렉시트 후과(나쁜 결과)나 가시는데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영국 등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통해 이 지역이 공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