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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가장 쓸모없는 여행"…도쿄올림픽이 선수에 안긴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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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일) ″사나운 여행″ 끝에 독일로 돌아갔다며 이번 올림픽이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없는 여행″이라 한 독일의 사이먼 게스케 사이클 선수 〈사진=사이먼 게스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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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도착한 뒤 코로나19에 확진돼 경기를 못 뛰고 모국에 돌아간 선수 입에서 도쿄올림픽에 대한 혹평이 나왔습니다. 독일 사이클 선수인 사이먼 게스케는 일본에서 긴 격리를 마치고 하루 전(2일) 독일에 도착했다고 알렸는데요. "정말 사나운 여행이었다"며 이번 올림픽에 다녀온 소감을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 독일로 출국하기 직전인 31일에도 그는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없는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게 돼 너무 기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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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있는 것과 다름 없다"며 "음식도 참 부실하다"고 일본 격리시설의 식단을 비판했던 사이먼 게스케 선수 〈사진=사이먼 게스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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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없는 여행"

게스케에겐 왜 쓸모없는 여행이 됐을까요? 그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곧장 격리시설에 들어갔는데요. 이후 격리시설이 "감옥 같다"며 호소하는 글을 SNS에 계속 올렸습니다. "창문이 잠겨 있고, 하루 세 번만 방을 나갈 수 있으며, 오전 7시면 체온을 재야 한다며 천장에 있는 스피커가 깨운다"고 말이지요. 확진자라면서도 내주는 음식은 "너무 부실하다"며 식단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봐도 흰 밥과 간장, 버섯과 브로콜리로 보이는 약간의 채소가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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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확진된 지난주부터 ″불쾌한 경험″을 하는 중이라며 지난 주말 불쾌한 격리 생활을 알리는 미국의 샘 켄드릭스 장대높이뛰기 선수 〈사진=샘 켄드릭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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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쾌한 코로나 지옥에 누구도 더 들이지 않길"

격리시설에서의 시간이 악몽 같다는 건 이 선수만은 아닙니다. 지난주 격리된 미국 장대높이뛰기의 유망주 샘 켄드릭스도 출전하지 못하고 아직 '방콕'하고 있습니다. 켄드릭스는 그제(1일) 자신의 SNS에서 "불쾌한 경험"이라며 "다른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여기 들어오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코로나 지옥에선 자유와 회복이 우선순위 목록 위에 올라있는 것 같지도 않다"고 은연중에 비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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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시설의 처우가 비인간적"이라고 한 뒤 지난달 말 일본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힘든 심경을 밝힌 네덜란드의 캔디 야콥스 스케이트보드 선수 〈사진=캔디 야콥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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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간적 격리 생활 그 후…극복에 시간 걸릴 것"

역시 확진돼 경기에 못 나간 네덜란드 여자 선수들도 일본의 격리 환경이 비인간적이라며 호소했었습니다. 지난달 21일 확진 사실을 알린 캔디 야콥스 스케이트보드 선수는 격리 도중 "체중도, 잠도, 내 정신도 잃어 가고 있지만, 스케이트보드만은 놓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 역시 비좁고 열악한 격리시설 환경을 외부에 알려왔고, 급기야 환기해달라고 농성도 했습니다. 격리를 마치고 일본을 떠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9일 야콥스는 "당분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극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SNS에 썼습니다. 함께 찍어 올린 작은 간이침대와 꿈쩍 않는 창문은 그간 힘들었던 심경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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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떠나기 전 캔디 야콥스 선수가 찍어올린 격리시설의 공간 〈사진=캔디 야콥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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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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