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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증빙' 벽에 막힌 영세자영업자…"매출 적다고 지원금 안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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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25일 서울 명동 거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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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연 매출이 8000만원 미만인 간이사업자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부의 4차 지원금 지급 기준인 반기 매출을 증빙할 방법이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더구나 4차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5차 지원금은 물론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소상공인 정책자금, 서울시의 서울경제 활력 자금, 한국전력공사의 소상공인 전기요금 감면 신청 대상에서도 제외돼 코로나19 피해를 구제받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4년째 약 50㎡(15평) 규모의 카페를 운영 중인 김모(35)씨는 3일 “작년 11월부터는 손님이 거의 없다"며 "특히 요즘엔 작년 여름보다 매출이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재난지원금을 신청했지만 떨어졌다"며 "2019년 하반기보다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확 줄었는데 나 같은 간이사업자는 증빙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원금 지급 기준인 매출 증빙 어려워"



김씨는 연 매출이 8000만원이 안 돼 간이사업자로 분류돼 1년에 한 번만 부가세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낸다(지난해까진 연 매출 4800만원 미만). 그의 가게는 코로나19가 시작됐지만 지난해 여름까지는 매출이 소폭 늘다가,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11월부터 매출이 곤두박질쳤다고 한다. 김씨는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2019년 하반기보다 줄었다는 걸 내가 증명해야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한다"며 "하지만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전자세금계산서 2019·2020년도 반기분을 다 제출했는데도 증빙자료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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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한 가게가 점포 정리 세일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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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처럼 매출이 적은 간이사업자나 면세사업자들이 모인 ‘버팀목 플러스 반기매출비교 제외 사업자 비상대책위’(비대위)의 김종우(38·서울 광진구 음식점 운영)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제한을 당했으면서도 4차 재난지원금 부지급 판정을 받은 소상공인들이 6만명에 이른다”며 “4차 지원금 지급 이의신청 기간을 연장하고 간이·면세 사업자들의 반기 매출 증빙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국세청 자료로 매출 증빙할 수 있게"



일반과세자들은 부가세표준증명원이 반기별로 나오는 데 반해, 영세한 간이·면세 사업자들은 1년에 한 번만 부가세 신고를 하기 때문에 반기별 증명이 쉽지 않다. 따라서 간이·면세 사업자들은 국세청 홈택스에 기록된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등의 자료를 제출할 테니 반기 매출 증빙 자료로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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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팀목 플러스 반기매출비교 제외 사업자 비상대책위 김정우 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4차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버팀목 플러스 자금 지급 대상 확대, 이의신청 기간 연장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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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3월부터 4차 지원금 지급을 시작했다. 집합금지 업종은 400만~500만원, 집합제한 업종은 300만원, 일반업종은 100만~200만원을 받았다. 집합금지 업종은 신청하면 별도의 매출 비교 없이, 영업제한 및 일반업종은 2019년도보다 2020년도 연 매출이 줄거나 반기 매출이 감소한 것이 확인돼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매출 감소 여부는 국세청에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내역으로 확인했다. 문제는 간이·면세사업자와 같은 경우였다. 이들은 반기마다 한 번씩 부가세를 신고해야 하는 일반사업자와 달리 매년 한 번만 부가세를 신고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이사업자의 경우 반기 매출 비교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기부, "5차 지원 때 지급방안 검토"



중기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버팀목자금 플러스는 이미 이의신청까지 마감이 된 사업”이라며 “자영업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또 (5차 재난지원금인) 희망회복자금에서는 신고매출액뿐만 아니라 국세청이 보유한 과세 인프라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여 간이과세자에 대해서도 반기 매출 비교가 가능하도록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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