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온가족 청약, 취소합니다"…크래프톤, 청약증거금 5조 '굴욕'(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끝내 넘지 못한 '고평가 논란'…카뱅 증거금 10분의1 그쳐

청약 넣었다 '취소' 사례까지…상장일 공모가 지지 우려마저

뉴스1

기업공개(IPO) 공모청약 대어 크래프톤 첫째날인 2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금융당국이 중복청약을 금지하기 직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할 수 있는 '중복청약' 막차를 탔다. 공모가는 희망범위 최상단인 49만8000원(액면가 100원)이다. 2021.8.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정은지 기자 = #.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2일 크래프톤 공모주 일반청약이 시작되자 곧바로 자신과 가족을 포함해 3개 증권사에 있는 총 9개 계좌를 동원해 청약을 넣었다. 김씨의 청약 증거금은 2241만원이었다. 하지만 하루 상황을 지켜보니 심상치 않았다. 경쟁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고 증거금도 매우 저조하다는 기사가 잇따랐다. 커뮤니티에서는 '공모가가 너무 높아서인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취소하겠다'는 글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었다. 불안해진 김씨는 3일 1개 계좌만 남기고 나머지 8개 계좌의 청약을 모두 철회했다.

공모 규모가 4조3000억원에 달하는 기업공개(IPO) 초대어 크래프톤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저조한 성적으로 마감됐다. 경쟁률은 7.8대1, 청약 증거금은 5조원 수준에 그쳤다. 주당 50만원에 육박하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일과 3일 이틀간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을 받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3개 증권사에 접수된 청약 증거금은 5조35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기존 대어급이었던 SKIET(약 81조), SK바이오사이언스(약 63조), 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하이브(약 58조)와는 비교도 안되는 저조한 수준이다.

크래프톤의 공모 규모가 기존 대어급의 2배보다 많았기 때문에 사실상 '굴욕'적인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크래프톤은 삼성생명(4조8881억원)에 이어 증시 사상 두번째로 큰 대어로, 최근 공모 절차를 마무리한 카카오뱅크(2조5525억원)의 2배 수준이다.

균등배정 기준 경쟁률은 7.8대 1에 머물렀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 9.5대 1, 삼성증권 6.88대 1, NH투자증권 6.72대 1 순이었다. 균등 배정 물량을 노리고 최소 물량 10주를 청약한 투자자는 최소 4주, 최대 6주를 배정받게 된다. 미래에셋증권 4.7주, 삼성증권 5.3주, NH투자증권 5.4다. 비례 배정 경쟁률은 15.6대 1을 기록했다.

청약 건수는 29만6539건에 그쳤다. 이는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SKIET(약 450만건)에 크게 못 미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복 청약이 금지됐는데도 185만건의 청약이 몰렸다.

공식 집계는 되지 않았지만 '청약 취소' 물량도 꽤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언급한 '직장인 김모씨' 사례처럼 청약 초기 균등배정 최대 한도로 청약을 했다가 예상보다 냉랭한 분위기에 청약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 둘째날인 3일 취소 물량이 다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청약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고평가 논란'이 작용했던 탓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희망밴드 최상단인 49만8000원(액면가 100원)을 공모가로 확정했다. 가격이 비싸도 추가 상승이나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후 상한가를 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면 '영끌'이라도 해서 청약을 받을 테지만, 고평가 논란이 거세다보니 주가의 추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다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는 8월10일로 예정된 크래프톤의 상장일 '따상'은커녕 공모가를 밑도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최근 IPO 대어 중에서는 공모가를 하회한 경우는 없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경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과도하다고 평가된다"면서 "상장 이후 코스피200, MSCI 등 주요 지수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수에 편입된다고 하더라도 공모가의 밸류에이션이 높아 주가의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주당 적정가치는 58만원, 시가총액은 28조원을 제시한다"면서 "이는 공모가 기준 16%의 추가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16%의 추가 상승은 현 크래프톤의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본다는 의미"라면서 "목표주가 달성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기간으로 본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