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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등장…전문가들 "11월 집단면역은 현실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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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수준 전파력ㆍ백신 회피 효과 추정…"돌파감염되더라도 중증 완화 개념으로 백신 접종해야"

이투데이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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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변이종인 ‘델타 플러스 변이’가 국내에서 처음 검출됐다. 아직 델타 플러스 변이의 전파력, 치명률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존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같이 강한 전파력과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델타 플러스’로 불리는 변이 2건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1건은 해외 유입 사례고, 나머지 1건은 해외 여행력이 없는 사례다. 방역당국은 현재 해외 여행력이 없는 사례와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노출됐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특히 이번 두 사례는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2회 접종 완료 후 14일이 지난 후 델타 플러스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돌파감염’ 사례로 구분된다. 이에 델타 플러스 변이가 백신 접종 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돌파감염 가능성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방역당국은 해외 사례에 비춰볼 때 아직까지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플러스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고, 이후 확인된 사례를 연구한 결과 형태학적으로 미세하게 델타 변이와 차이는 있기 때문에 서브 리니지(방계)로 구분을 했지만 전파력이나 돌파감염 가능성 측면에서 기존 델타 변이보다 높다는 연구 보고는 아직 없다. 미국, 멕시코, 영국, 유럽에서도 델타 플러스 변이가 다수 또는 일부 확인되고 있는데 거기서도 기존 델타 변이와 비교했을 때 전파력이 더 강하다는 등 다른 양상을 보이는 특성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그런 만큼 WHO(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해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 델타 플러스를 따로 분류하지 않고 델타 변이로 같이 묶어서 관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델타 플러스 변이의 중화능 감소율(백신 회피 효과)은 기존 바이러스 대비 2.7~5.4배로 기존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델타 플러스 변이가 델타 변이와 비슷한 수준의 전파력, 백신 회피 효과를 지녔다고 해도 언제든 우점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4차 유행의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화론적 측면에서 볼 때 여러 변이가 유행하는 가운데 델타 변이가 우점화이고, 기본적으로 델타에서 파생된 변이기 때문에 전파력이 높고 기존 백신이나 항체 치료제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라며 “국내에서 델타가 우점화한 것처럼 델타 플러스가 번지지 않도록 역학조사를 철저히 하고 접촉자 격리를 통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방역당국와 정치권에서 9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을 1차 접종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표명한 가운데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전 국민 70% 1차 접종 완료 시기를 추석 전까지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 이어지고 이날 기준 28일째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이상씩 발생하고 있어 예방접종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등장하고, 이에 따른 돌파감염 사례가 우려되는 만큼 9월 전 국민의 70% 1차 예방접종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11월 집단면역 형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 교수는 “전 국민의 70%가 백신을 1차 접종한다고 해도 11월 집단면역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델타 변이 바이러스 예방효과가 30%대로 떨어지고, 또 화이자 연구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2개월마다 백신 효과가 6%씩 감소한다고 하는데 3~4월에 접종한 의료진들이나 요양병원 환자들은 이제 5개월이 지나서 돌파감염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이들에게 부스터샷(백신 3차 접종)을 할 만큼 백신 물량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집단면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이스라엘이나 영국, 미국은 성인 인구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끝냈지만 아직 집단면역을 이루지 못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면역을 가진 사람이 70%를 넘지만 돌파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고위험군 사망자는 발생하고 있다”라며 “결국 백신은 감염 후 사망자 비율을 낮추고,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을 완화하는 개념으로 접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전 국민에 대한 접종 계획을 완료하고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전문가 논의를 거쳐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올 4분기부터 부스터샷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투데이/박미선 기자(onl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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