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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마존고보다 더 편하다…롯데, 무인 편의점 파격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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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산동에 ‘무인 편의점’ 개설

AI 휴먼이 손님 응대, 앱으로 자동결제

천장에 설치한 카메라로 쇼핑 확인

“안녕하세요. 롯데 AI 휴먼입니다. 이번달 다양한 할인 행사를 확인해 보세요.”

3일 오전 서울 가산동 롯데정보통신 사옥내 위치한 세븐일레븐 매장에선 점원 대신 ‘인공지능(AI) 휴먼’이 손님을 맞이했다. 이 매장에선 따로 상품을 결제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돼 원하는 상품을 집은 뒤 매장을 그냥 나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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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보통신이 3일 가산동 본사 사옥 내 오픈한 무인자동화 편의점 모습. [사진 롯데정보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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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보통신이 이날 문을 연 무인 자동화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4.0 DT랩점’의 모습이다. AI 휴먼은 매장 출입구에서 고객을 응대한다. AI 휴먼은 사람의 목소리나 동작을 인공지능으로 학습해 실제 사람이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당일 행사 상품 현황, 이벤트 등 점포 이용과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날씨·뉴스 등 다양한 생활정보를 제공한다.



자동계산·셀프계산 두 가지 버전



매장은 ‘비전앤픽’과 ‘스캔앤고’ 등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비전앤픽 매장에선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고른 뒤 제품을 들고나오기만 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된다. 2016년 선보인 미국 ‘아마존고’의 자동 결제 시스템과 비슷하지만, 아마존고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아마존고의 경우 진열대 상품의 무게를 측정하는 센서를 통해 상품의 쇼핑 여부를 판단하지만, 비전앤픽은 순수하게 천장에 설치된 22개의 카메라만으로 쇼핑 여부를 파악한다”고 말했다.

비전액픽은 매장 전체를 3차원(3D) 가상 공간으로 구현해 실제 물건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마치 온라인 게임에서 유저가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잃는 것을 집계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고객이 물건을 집었는지 도로 내려놨는지를 판단한다. 카메라만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설치와 운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롯데정보통신 측의 설명이다.

스캔앤고 매장에선 고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직접 스캔해 결제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줄을 서서 결제를 기다릴 필요 없이 모바일로 손쉽게 쇼핑을 마칠 수 있다. 단, 현재는 엘포인트(비전앤픽)나 엘페이(스캔앤고)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롯데정보통신 측은 “향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결제수단을 확대하고 다양한 점포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건비 증가로 무인 편의점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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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앤픽을 적용한 매장 모습.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스피드게이트를 통과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된다. [사진 롯데정보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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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무인 편의점 시장은 2019년 6748만 달러(약 780억원) 규모에서 2027년 16억4032만 달러(약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50%를 웃도는 성장률이다.

국내에서도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무인 편의점이 확대되는 추세다. 김진우 KTB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전체 운영 경비 중 인건비 비중이 확대되면서 완전 무인 편의점에 대한 투자 유인이 확대될 것”이라며 “아마존고 사례를 고려하면 대형 점포의 완전 무인화 시스템 도입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선 이마트24·GS25·CU 편의점 등이 무인 편의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24는 2019년 9월 국내 최초로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에 있는 신세계아이앤씨 데이터센터 내에 무인 편의점을 열었다. GS25는 지난해 1월부터 서울 을지로4가 BC카드 본사에 GS25을지스마트점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CU는 올해 1월 인천시 송도동에 ‘테크 프렌들리 CU’ 1호점을 냈다.



고객행동 데이터 분석해 상품 기획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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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결제를 통해 별도 결제 수단 없이 편리하게 결제를 진행하는 장면. [사진 롯데정보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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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인공지능 기반의 무인 편의점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재고 관리나 상품 기획 등 효율적인 매장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AI 결품 관리’ 시스템을 통해 매대에 비어있는 상품을 인식해 점주가 부족한 재고를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며 “여기에 라이다 기술과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해 고객의 구매와 행동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선호 상품 파악이나 상품 기획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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