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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목표 한 달 늦었지만… 델타 위기감에 美 백신 접종률 70%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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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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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은 미국 성인의 비율이 마침내 70%를 달성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목표로 내세웠던 7월4일보다는 한 달 늦은 것이지만,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위기감으로 최근 접종률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백악관의 코로나19 데이터국장인 사이러스 샤파 박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월요일의 이정표다. 더 많은 백신 접종을 위해 계속 노력하자”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1억8076만명(70.0%)이 최소 1회 백신을 맞았고 2회차까지 완료한 성인은 60.6%인 1억5650만명으로 파악됐다. 전체 인구 기준으로는 57.8%가 최소 1차례, 49.7%가 2회차까지 접종을 완료했다.

접종률 70% 달성이 바이든 대통령의 애초 목표보다는 한 달가량 늦어진 만큼 백악관은 별도 축하 행사를 갖지 않았다.

샤파 박사에 따르면 미국의 일주일간 하루 평균 백신 신규 접종자 수는 32만명을 기록해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이후 가장 많았다. 일주일 전 기준으로는 하루 평균 25만7000명이 백신을 맞았었다.

NYT는 “최근 몇 주간 확진자 수가 많았던 일부 주에서 백신 접종률이 약간 증가했다”며 “아칸소, 미주리, 루이지애나, 플로리다주 등에서 접종률이 꾸준히 늘었다”고 전했다. 미주리주 남부와 아칸소주 북부는 최근 델타 변이에 감염된 환자가 병원에 몰리면서 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려 커다란 피해를 봤던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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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2일(현지시간) 뉴욕의 펜 역에 마스크 착용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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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보수층을 중심으로 백신 거부 정서가 남아 있지만, 델타 변이의 무서운 확산세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19 환자와 백신 접종 건수가 모두 증가하는 이례적 추세가 형성되고 있다”며 “델타 변이가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퍼졌고, 확진자 증가가 백신 접종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확산에도 백신 접종자가 감염되는 일은 상대적으로 드물다고 말한다. 설령 돌파 감염이 일어나더라도 중증·사망 예방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도 돌파 감염된 사례다. 지난해 12월 백신을 맞은 그는 이날 의회 의료진으로부터 확진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토요일(7월31일) 밤부터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고 오늘 오전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축농증 같은 증상이 있고 경미하다”며 “백신을 맞아서 정말 다행이다. 안 맞았으면 지금 같지 않고 증상이 훨씬 나빴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긴 한 공화당 의원은 코로나19를 경시했던 과거와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데이비드 버드 하원의원(공화)은 지난해 여름 언론사들이 코로나19를 정치적 의제로 삼으려고 관련 보도를 선정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결의안에 찬성했을 만큼 바이러스를 무시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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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강화된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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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11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55일간 집중치료실에서 지내며 산소호흡기까지 달아야 했던 그는 회복 절차가 시작된 후에도 잘 걷지 못하고 체중까지 크게 줄었다. 간까지 크게 나빠져 황달을 앓았고 간 이식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지난 6월에야 기적적으로 간 이식을 해줄 사람이 나타났다.

버드 의원은 지난달 30일 장문의 성명을 내고 “숨 한 번 쉬는 것이 고통 그 자체였다”, “이것이 내가 세상을 보는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깨닫는 순간은 두려움 그 이상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를 죽이고 싶어하는 질병”이라며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이날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7만9763명, 사망자는 31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누적 확진자는 3500만명을 넘어선 3503만9644명을 기록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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