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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달걀 57.0%·마늘 45.9% ‘껑충’...“장 보러 가기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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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조류인플루엔자에 폭염까지...

세계 식량가격 12개월 연속 고공행진

국내 가공식품·축산물도 인상 불가피

‘애그플레이션’ 고개...하반기가 더 우려

헤럴드경제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농산물 매장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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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 영향에다 세계 농산물 가격 급등 등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곡물 가격이 올라 밥상 물가가 비싸지면서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해 가계 부담이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근로자들이 물가 상승을 예상하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고용주나 기업이 임금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게 되면 소비자 물가가 추가 상승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애그플레이션 상황이 길어지면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한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은 9.6% 오르며 지난해 1월(2.5%)이후 1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품목별로는 달걀(57.0%), 마늘(45.9%), 고춧가루(34.4%) 등이 많이 올랐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7.3% 올라 지난해 1월(4.1%)이후 19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축수산물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은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밥상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 기후변화로 주요 농산물 생산이 타격을 받는 가운데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세계 식량가격이 1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0.9포인트로 전월 대비 1.7% 상승했다. 지난해 5월(91.0포인트) 이후 1년 연속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 FAO가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로 15개월 연속 상승한 2007년 1월~2008년 3월 이후 두 번째로 긴 기간 동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수입산 재료를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소비자가격, 사료용 곡물가격 등을 연쇄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라면, 소고기, 돼지고기 등 밥상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올 1~6월 중 옥수수·소맥·대두 등 3대 국제곡물가격은 최대 50% 급등했다. 국제곡물가격 상승분이 통상 4~7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소비가 물가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곡물 가격이 평균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39% 오른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를 감안하면 국내에 하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곡물가격이 올라 달걀, 파, 라면, 우유 등의 가격이 뛰어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가 비싸지면 가계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높아져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자기 예언적인 특성이 있어 시장에서 예의주시하는 지표다. 곡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산업의 경우 생산비 부담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나빠질 우려도 커진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발간한 ‘국제금융 인사이트’에서 “애그플레이션이 10년 만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 중 오른 곡물가격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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