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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윤석열 만난 조은산의 전언…“조국 수사는 정의도 정치도 아닌, 상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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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입당 전 이뤄진 두 사람의 만남 / 조은산, “당신은 메이웨더인가, 타이슨인가”…윤석열 “난 타이슨”

세계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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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기 전에, 과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무7조’ 형식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됐던 인물인 ‘진인(塵人) 조은산’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산은 지난해 8월 ‘시무7조 상소문’ 청원을 올려 화제가 된 인물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한 그의 글에는 한 달간 총 43만9611명이 동의했다.

조은산은 3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식사를 겸한 대화는 100분가량 이어졌고, 구체적인 내용을 되짚기 힘들어 짧은 메모에 근거해 글을 남긴다”면서, 윤 전 총장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게시물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의 한 식당에서 조은산을 만난 윤 전 총장은 청와대 국민청원글로 인생이 뒤틀렸다는 조은산의 말에 웃으며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글은 사람의 삶에서 나오지만, 때로는 사람의 삶을 바꾸기도 한다는 거였다.

윤 전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왜 수사했느냐’는 조은산의 물음에는 그것은 정의도 정치도 아니었다면서, ‘상식’이었다고 답했다. 정의를 법과 연관시키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특히나 검사가 정의감에 물든 순간 수사는 공정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 들어왔을 때 힘을 발휘하는 게 ‘정의’라고 그는 설명했다.

현 정권을 향할 수밖에 없었던 검찰 수사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조은산이 떠올린 바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압력은 굉장히 지속적이고 굉장히 소프트하게, 그러나 굉장히 강력하게 밀고 들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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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조은산이 올렸던 글.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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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대화는 무너진 법규와 생명 존중의 가치 등 사회적 병폐를 논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윤 전 총장은 권력자들이 죄를 지어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이 전체적인 법 질서의 붕괴를 가져왔다며, 그 피해를 선량한 국민이 입은 데 대해 전직 검찰 총수로서 송구하다고 조은산에게 밝혔다.

아울러 선진국의 여러 경우를 보면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 기준 하향 조정이 추세라며, 소년법의 연령 기준 하향 조정을 강조한 조은산의 말에도 동의했다.

저출산과 경력 단절 여성의 사회 복귀 사안 등을 두고는,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 진출을 통한 역동적인 국가 형성을 위해 육아 고충을 국가가 분담해야 한다는 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나아가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들이 말하는 기본 소득과 관련해서는 ‘시도는 있었지만 성공은 없었다’며 일축했고, 복지의 사각지대로 몰린 아이들을 비롯해 노약자와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 등을 향해 낮아질수록 두터워지는 복지 정책이 더욱 효과적일 거라고 봤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주먹에 맞지 않으려 이리저리 피하는 메이웨더와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상대방의 K.O 패를 노리는 타이슨 중 어느 스타일에 가깝냐는 조은산의 질문에, 생각할 틈도 없이 ‘타이슨’을 택했다.

조은산은 “그는 듣던 대로 달변가였지만 모든 걸 안다는 듯 말하지 않고, 모든 걸 받아들일 것처럼 말했다”며 “그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조금은 이해가 됐지만, 그가 다소 정제된 그리고 정략적인 언사에 치중했다면, 지금의 윤석열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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