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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몰래…"국유기업 100% 중국산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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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비밀리에 지침 하달…美 관계자 "지난해 1월 美·中 무역합의 위배"

아시아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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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비밀리에 국유기업들에 '바이 차이나(Buy China)'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주였던 지난 1월25일 연방정부 기관의 국산품 애용을 독려한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기술부(MIIT)는 지난 5월14일 '정부 수입품 조달 감사 지침'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국유기업들에 하달했다. 70쪽 분량의 해당 문건에서 중국 정부는 모두 315개 제품에 대해 중국산 비율을 25%에서 최고 100%까지 높이라고 요구했다. 315개 제품에는 미국의 핵심 수출품인 X레이와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장비가 대거 포함됐다. 의료 장비 외에도 지상 레이더 장비, 시험 기계, 광학 장비, 동물 사육에 사용되는 물품, 지진 장비, 해양·지질·지구 물리학 장비 등이 포함됐다.

해당 문건의 복사본을 입수한 전직 미 정부 관계자는 이 같은 내부 지침 하달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때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문건은 지난해 1월 미·중 무역합의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당시 2020~2021년 2년간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000억달러어치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채드 바운 펠로는 미중 무역합의 후 1년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중국은 목표액의 60% 정도만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바이 차이나 지침 하달 탓에 2000억달러 목표 달성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은 지난해 124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했다.

의료장비는 당시 미중 무역합의 때 중국이 대규모 구매를 약속한 제품인데 이번 문건에서 중국 정부는 MRI의 중국산 비율을 100%로 높이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2018년 기준으로 존슨앤존슨, 제너럴 일렉트릭(GE), 애보트 등의 의료장비를 475억달러어치 수출했다. 피치 솔루션스에 따르면 이 중 대(對) 중국 수출액은 45억달러에 불과했다. 중국의 미국산 의료장비 수입은 2018~2019년 감소한 뒤 지난해 미중 무역합의 뒤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바이 차이나 지침 하달 건으로 미국의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미국 측 인사는 MIIT의 바이 차이나 지침은 중국이 해당 문건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뜩이나 중국이 무역 관련 정보를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밀리에 바이 차이나 지침을 하달한 것은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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