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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전범 처벌’엔 시효가 없다…100살 나치 전범 재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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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나치 독일이 운영한 작센하우제 강제수용소에서 재소자의 아침 또는 저녁 점호를 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에서 나치 정권이 운영하던 집단수용소의 경비로 일하며 집단살해를 방조한 혐의로 100살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독일 남성은 독일의 사생활보호법에 의해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1940년대 베를린 외곽에 설치됐던 작센하우제 수용소 재소자 3500여명의 살인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데페아>(DPA) 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그는 1942년부터 1945년까지 이곳에서 나치 친위대원(SS)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경비로 일한 작센하우제 수용소에는 1936년부터 1945년까지 20만명 이상이 강제 수용됐다. 소련군이 점령하기 전까지 적어도 몇만 명이 숨졌지만, 정확한 숫자는 나치가 조직적으로 관련 기록을 없애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이 수용소에서 시설을 경비하고 재소자를 감시했으며, 총살형 집행에 참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나치 전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 중 최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재판이 시작된 이래 하루 두 시간 정도 법정에 출두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재판을 담당하는 뉴루핀 법원의 대변인이 밝혔다.

나치 전범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도 법정에 세워져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현재 살아 있는 나치 전범은 별로 많지 않다. 그렇지만 2011년 독일 뮌헨 법원이 나치의 인권침해 기구에서 일한 사람이라면 아무리 낮은 지위에 있었더라도 기소될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지면서, 몇몇 전범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9월에는 96살 여성이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이 여성은 나치 시절 18살의 나이로 스투트호프의 강제수용소 사령관의 비서로 일해, 1만1천건의 살인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금 기소되는 이들은 대부분 나치 기구에서 일할 당시 10대였고 책임 있는 자리가 아닌 단순 가담자이다. 이들은 대부분 살인이나 살인 방조 혐의를 받고 있다. 시체 훼손이나 불법적인 감금, 폭행 같은 다른 죄는 독일법에 따라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이다.

작센하우제 수용소 기념관의 대변인 호르스트 세페렌스는 “우리는 이들의 죄를 조사해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이것을 희생자들에게 빚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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