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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출판사가 하루 아침에 회장 애인 손에 들어간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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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베스트셀러 ‘해리포터’를 출판한 스콜라스틱의 경영권이 회장의 애인에게 넘어갔다. 회장이 최근 사망하며 회사 경영권과 전 재산을 내연 관계에 있던 이사장에게 모조리 물려줬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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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어로 번역된 해리포터 시리즈들. /조선DB


세계 최대 아동 서적 출판사인 스콜라스틱의 경영권이 최근 이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이올 루체스에게 넘어가게 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스콜라스틱 최고경영자(CEO)이자 회장인 로빈슨 회장(84)이 지난 6월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루체스 이사장이 로빈슨 회장의 유언에 따라 그가 갖고 있던 회사 지분을 모두 상속받게 됐기 때문이다. 루체스는 로빈슨 회장과 수년간 내연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1920년 로빈슨 회장의 아버지 마우리스 로빈슨이 출판사를 설립한 뒤 줄곧 두 부자가 운영해온 ‘가족 기업’이 100여년 만에 외부인 손에 맡겨지게 됐다.

WSJ에 따르면 로빈슨 회장은 지난 2018년 유언장을 작성했다. 이 유언장에는 자신이 사망하고 나면 출판사 경영권뿐 아니라 자신의 전 재산을 “나의 파트너이자 가장 절친한 벗”인 루체스에게 남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아들에게 재산을 어떻게 배분할지도 루체스더러 결정하게 했다. 이런 내용의 유언장은 지난 6월 로빈슨 회장이 휴양지에서 산책 중 돌연사하며 뉴욕 법원에 의해 집행됐다.

유언장에 따라 루체스 이사장은 로빈슨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클래스A 주식의 53.8%를 비롯해 스콜라스틱 주식 300만주와 옵션을 포함한 보통주 200만주 등의 유일한 상속자가 됐다. 그러나 이 중 로빈슨 회장이 보유했던 7000만 달러(약 805억) 상당의 보통주를 궁극적으로 누가 보유하게 될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스콜라스틱 측은 밝혔다.

가족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장남 존 로빈슨(34)은 부친의 상속 계획이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었다고 말했다. 로빈슨 회장의 둘째 아들 리스 로빈슨(25)은 “유언장만 보면 아버지가 아들들을 안 보고 지냈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난 몇 년간 아버지와는 매주 수차례 만났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우호적인 결과를 바란다”며 루체스 이사장이 유산과 회사 의결권을 가족 구성원에게 나눠주는 방향으로 합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일부 가족들은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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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로빈슨 주니어 스콜라스틱 회장.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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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회장의 상속자로 지목된 루체스 이사장은 1991년 스콜라스틱 캐나다 북클럽에 편집자로 입사해 캐나다 지부 공동 사장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2014년 미국 본사 최고전략책임가로 임명됐고, 2018년엔 엔터테이먼트 사업 부문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회사 내에서 디지털 부문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이로 인해 로빈슨 회장과 충돌하는 일도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로빈슨 회장 사후인 지난 달 중순 이사장에 취임했다.

WSJ는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경쟁사들이 스콜라스틱을 인수하려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빈슨 회장 시절엔 ‘가족 기업’으로 인식돼 인수 가능성을 낮게 봤던 경쟁사들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스콜라스틱 측은 성명을 통해 “스콜라스틱은 교육 출판 업계의 선도 기업”이라며 “본사에 대한 관심 어린 논의가 이뤄져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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