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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에 고사위기까지…면세업계 정상화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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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국내 면세업계의 정상화가 더욱 어려워졌다.

백신 접종 확대와 무착륙 관광 비행, 내수 판매 일시 허용,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시행 등으로 인한 훈풍을 기대했던 면세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망연자실한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접종자에게도 돌파감염되는 4차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해외여행이 재개된다해도 매출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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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8.02 shj10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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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되는가 했더니" 면세점 매출, 넉 달 만에 감소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면세점 매출은 1조3479억원으로 5월보다 약 14% 줄었다. 올해 들어 국내 면세점 매출이 넉 달 만에 감소했다. 면세점 매출은 올해 2월부터 증가해왔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면세점 매출은 지난 2월 1조1687억원에서 3월 1조4347억원, 4월 1조5574억원, 5월 1조568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5월 매출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2월 이후 최대치였다.

6월 면세점 내·외국인 방문객 수는 59만3372명으로 전달보다 1% 감소했다. 그러나 이용객 국적별 매출액은 외국인이 5월 1조4932억원에서, 6월 1조2804억원으로 14.3% 감소했다. 외국인 매출액은 6월 면세점 매출의 95%를 차지한다. 내국인 매출액도 6월 6747억원으로 전월보다 10.6% 줄었다.

당초 면세업계는 백신 접종 확대 효과로 오는 9월부터는 소비 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 4차 대유행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저하된 백신 접종 속도, 위축된 여행 심리 회복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업황 회복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트래블 버블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해외 하늘길이 조금씩 열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사실상 무산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현재 현재 매출 비중 90% 이상인 주요 고객 보따리상이 주로 찾는 서울 시내면세점의 매출 흐름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중국 '6·18 쇼핑 축제'를 두고 4~5월에 중국인 보따리상 수요가 몰렸던 탓에 6월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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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영업시간 조정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2020.02.04 alwaysa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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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장기화에 눈물의 '줄폐업'까지...벼랑 끝 버티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적자를 버티지 못한 면세점들은 줄폐업을 선언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영업 시작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018년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에 두 번째 서울 시내 면세점인 강남점 문을 열고 '강남 관광시대'를 본격적으로 개막한 바 있다.

오픈 당시 강북권에 몰려있는 대기업 면세점과 달리 '강남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고 2019년에는 국내 단일 점포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국내 고객들의 면세점 수요가 급감한 데다 중국 보따리상의 발길마저 끊기자 매출은 곤두박질치자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또 올해 2월 롯데와 신라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 터미널 매장을 정리했다. 하나투어 자회사인 SM면세점은 지난해 사업권을 반납했고 시티‧경복궁 면세점은 시내 매장을 철수했다.

한때 유통업계의 '황금알'로 불렸던 면세점이 휘청거리다 못해 고사 위기 직전까지 몰린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끝 모를 터널에 갇히면서, 그야말로 벼량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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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2020.09.29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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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해외시장 공략 "자구책 마련 안간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면세업계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생존 방식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면세업계가 비용절감을 위해 오프라인 영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온라인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시장 진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면세업계 빅2로 꼽히는 신라, 롯데면세점은 중국, 일본 등에 이어 동남아 시장 진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코로나19 대응 방안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중국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과 양국 면세점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추후 합작사 설립을 통해 상품 소싱, 시장 개발, 인적 자원 교류, 상품 공동 개발 등 운영 전반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올 초부터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점을 새 단장 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 미래를 대비하고, 해외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기 위해서다. 롯데면세점은 총 6개 브랜드, 134평 규모의 '프레스티지 부티크'를 고객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동남아시아와 호주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또 롯데면세점은 호주법인의 상품 소싱 역량과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호주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고, 신라면세점은 종합여행플랫폼 신라트립 설립 등을 계획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의 다변화가 코로나 위기로 해마다 늘어나는 손실 규모를 줄이려는 자구책이라고 보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대비해 온라인 플랫폼을 전면 개편해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도입해 해외 여행이 정상화됐을 때 차별화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면세업계 최초로 '콘텐츠 커머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상품의 할인가를 강조한 기존의 천편일률적 상품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콘텐츠 소비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MZ 세대의 특징을 반영해 스토리 텔링형 매거진 형태로 변화를 꾀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출국 전 필요에 의해 방문하는 앱이 아닌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온라인 개편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올해 연간 실적 모멘텀은 매우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면세업계의 실적은, 내수통관 등 자구책 노력으로 점진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해외 관광객의 의존도가 높아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shj10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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