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이별이 익숙한 홍원기 감독, 서건창의 눈물에는 울컥했다 [MK시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다른 9개 구단에 비해 유독 소속 선수의 트레이드와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한 타 구단 이적이 잦은 편이다.

확실한 모기업이 없는 구단 재정 형편상 외부 FA 영입은 꿈도 꾸기 어렵다. 반면 오랜 기간 팀의 주축으로 뛰었던 선수들이 잔류 대신 유니폼을 바꿔 입는 일은 흔하다.

트레이드도 적극적이다. 주전급 선수라도 대체할 수 있는 젊은 자원이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실행에 옮긴다.

매일경제

홍원기(왼쪽) 키움 히어로즈 감독과 지난달 27일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서건창. 사진=김재현 기자


올 시즌에도 키움의 이 같은 기조는 유지됐다. 한현희(28), 안우진(22)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실상 시즌 아웃되고 개인 사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제이크 브리검(32)의 귀국 시점이 안갯속으로 빠지면서 LG 트윈스와 빅딜을 단행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히어로즈 전성기의 핵심이었던 내야수 서건창(32)을 보내고 우완 정찬헌(31)을 영입했다.

홍원기(48) 키움 감독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팀 훈련 종료 후 ”정찬헌은 변화구 제구력과 게임 운영 능력 등을 높게 평가한다“며 ”현재 우리 팀 선발투수들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정찬헌이 건강히 부상 없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트레이드 단행 배경을 설명했다.

홍 감독은 그러면서 서건창을 LG로 보내는 과정에서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다고 밝혔다. 2009년 키움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뒤 수많은 선수가 팀을 떠났을 때도 담담했던 마음이 서건창의 눈물 앞에서 무너져 내렸다.

홍 감독은 ”트레이드 발표 당일 서건창이 내 방에 와서 말없이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며 ”나는 키움에 10년 넘게 몸담으면서 트레이드, 해외 진출 등으로 선수가 팀을 떠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겪었다. 하지만 서건창은 입단 때부터 희로애락을 함께해서 그런지 나도 유독 마음이 쓰였고 감정을 주체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건창은 2012년 키움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신인왕과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2014년 KBO 최초의 200안타 타자가 되며 정규시즌 MVP에 올랐고 두 차례나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홍 감독은 서건창의 성장 과정을 지난 9년 동안 옆에서 지켜봤다.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하던 사이였지만 앞으로는 그라운드에서 적으로 마주쳐야 한다.

홍 감독은 ”서건창과 많은 대화는 못했지만 눈물 속에 많은 뜻이 담겨 있었다고 본다. 나는 어딜 가더라도 잘하길 바란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고 서건창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는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또 ”기사를 통해 서건창이 LG에 합류한 뒤 밝은 모습으로 훈련하는 모습을 봐서 마음이 놓인다“며 ”이제 감독으로서 후반기 시작 전까지 서건창이 빠진 2루수에 대한 운영 계획을 세워야 한다. 상무에서 제대한 송성문도 있고 전반기 가능성을 보여준 김휘집도 후보다. 이번주 퓨처스리그 경기를 치르면서 교통정리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