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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韓 선수 도시락이 후쿠시마 망친다” 日 주장이 트집 잡기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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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의 급식지원센터가 지난달 20일 선수들에게 전달한 점심 도시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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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이 급식지원센터에서 도시락을 제공받는 것을 두고 일본 정부가 공식적인 항의에 나섰다. 후쿠시마현 식자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이유에서다.

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대표팀을 위한 급식지원센터가 ‘풍평피해’(風評被害)를 조장한다며 지난달 말 한국 외교부에 적절한 대응을 요청했다. 풍평피해란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뜻한다.

도쿄올림픽 개막에 맞춰 현지에 마련된 급식지원센터가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피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방사능 논란으로 생긴 부정적인 여론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식품의 안전성이 확보돼 있음을 강조하며, 오해를 부르는 행동을 개선해달라고 한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의 이같은 주장이 일방적인 트집 잡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체육회가 운영하는 급식지원센터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거의 매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식사를 책임져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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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의 급식지원센터 조리사와 조리원들이 임차한 호텔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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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지원센터에서 조리사들이 음식을 도시락 용기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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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도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한 자리에서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먹지 말라고) 정부가 지시한 적 없다”며 “(급식지원센터는) 올림픽 때마다 운영하고 있고 선수들 컨디션과 입에 맞는 음식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피하기 위한 의도적 행위라는 일부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또 한국 선수들이 대회 내내 무조건 급식지원센터의 도시락만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선수 개인이나 팀이 원해서 신청하는 경우에만 센터의 도시락을 받는다. 그게 아니라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선수촌 식당을 이용한다. 그러나 정작 선수촌 식당은 각 음식에 들어간 식자재의 원산지 표기를 하지 않았다.

선수촌 인근에 자체 급식지원센터를 차린 건 한국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7만2000파운드(약 32.7t)가량의 음식과 음료를 콜로라도주에서 도쿄로 공수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치러지는 동안 총 7000끼를 뷔페식 또는 도시락 형태로 선수단에 제공한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을 노골적으로 깎아내렸던 것과 달리 미국 측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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