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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두번째 시도 만에 소셜 카지노 품어···새로운 캐시카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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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게임사 스핀엑스 인수

코로나로 카지노 영업 위축 속

글로벌 소셜카지노 급속 성장

현금흐름 창출 능력도 탄탄해

게임 제작 리스크 보완 가능

스핀엑스 美상장 추진 전망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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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방준혁 넷마블(251270) 의장이 글로벌 소셜카지노게임 업체 인수로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소셜카지노게임은 현금 흐름이 탄탄해 코웨이와 함께 넷마블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의 재무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소셜카지노 시장 자체도 코로나19로 카지노 영업이 위축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넷마블은 글로벌 3위의 소셜카지노게임 회사인 스핀엑스 인수를 계기로 현재 70%가량인 해외 매출 비중을 더욱 끌어올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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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 리스크, 탄탄한 자회사 현금 흐름으로 보완=게임 업계는 방 의장이 소셜카지노의 탄탄한 현금 흐름에 주목해 이번 인수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게임 흥행 여부에 따라 현금 흐름에 급격한 변동이 생기는 게임 산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캐시카우 확보가 절실했다는 것이다. 넷마블은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지난 2019년 코웨이를 ‘깜짝 인수’하기도 했다. 코웨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6,064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18.7%에 달한다. 넷마블 본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720억 원, 영업이익률이 10.9%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현금 창출 능력이 게임보다 코웨이가 더 뛰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게임 제작을 위해 높은 지식재산권(IP)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부터 펼쳐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연봉 상승 릴레이도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인수한 스핀엑스는 소셜카지노게임답게 확실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갖췄다. 올 상반기 매출이 3,2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으로도 1년 영업이익이 1,300억 원을 넘어선다. 소셜카지노게임은 유저들의 게임 참여율과 현금 사용률이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게임 제작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성공 시 성과도 크지만 실패 시 리스크 또한 크다”며 “소셜카지노는 제작비가 적게 들고 한 번 자리를 잡으면 꾸준히 수익이 발생해 대형 게임 제작의 불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셜카지노 군침 흘려온 방준혁, 스핀엑스 美 상장 가능성도=방 의장은 과거부터 소셜카지노 사업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스핀엑스 인수는 그의 숙원을 이룬 셈이다. 실제 방 의장은 2016년 4조 원을 투자해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소셜카지노 업체 ‘플레이티카’를 인수하려다 실패했다. 당시 중국 알리바바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44억 달러(약 5조 원)라는 거액을 써낸 탓에 고배를 마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모바일게임 선두 주자로 부상했지만 모태는 화투·포커 등 웹보드게임”이라며 “방 의장이 웹보드게임과 유사 장르인 소셜카지노의 가능성에 주목해오다 스핀엑스 인수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셜카지노는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분야 중 하나다. 소셜카지노게이밍트래커에 따르면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 규모는 2019년 56억 달러(약 6조 4,000억 원)에서 매년 7.9%씩 성장해 오는 2023년에는 75억 9,000만 달러(약 8조 7,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에서는 사행성 산업인 카지노를 직접적으로 묘사한다는 이유로 불법으로 분류돼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주로 해외에서 소셜카지노게임을 운영한다. 더블유게임즈와 미투온이 대표적이다. 이들 역시 최근 몇 년간 실적이 개선되고 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카지노가 위축되면서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실제 더블유게임즈는 2017년 매출 3,193억 원, 영업이익 810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6,581억 원, 영업이익 1,941억 원으로 3년 만에 2배가량 성장했다. 미투온 또한 2017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2억 원, 29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1,307억 원, 영업이익은 445억 원에 이른다. 더블유게임즈는 2017년 1조 원에 인수한 미국 계열사 더블다운인터랙티브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소셜카지노게임 시장이 성장하다 보니 글로벌 인수합병(M&A)과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스타크래프트’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나스닥 상장사인 소셜카지노 업체 ‘플레이스튜디오’의 지분 11.6%를 취득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스팩(SPAC) 상장으로 나스닥에 입성했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설립 초기 스팩 법인에 소액 투자해 현재 가치로 1억 달러에 달하는 지분 가치를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방 의장이 스핀엑스를 미국 증시에 상장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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