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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속보이는’ 고교학점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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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인력난 탓 불가”라면서
‘전문가 한시 채용’ 정부안에도 손사래

교원단체 설문조사 등 여론전
학부모 “밥그릇 챙기기” 비판

정부가 2025년 전면 도입을 예고한 고교학점제를 두고 교원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학교 밖에서 강사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에 대해서 역시 반대로 일관하고 있어 집단이기주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고등학교 교원 2206명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3%가 2025년에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공통과목을 이수한 뒤, 진로나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마이스터고 도입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특성화고와 일반고 일부에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고, 2025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를 전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교가 짜주는 시간표 개념이 사라지고,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다양한 과목을 개별 학생이 선택·공부하게 된다.

하지만 불과 4년 안에 고교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정부 목표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교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8.5%가 ‘학교현장의 제도 이해 및 제반 여건 미흡’(38.5%)을 반대 이유로 꼽았고, ‘학생 선택 및 자기주도성 강조가 교육의 결과를 온전히 담보할 수 없다’는 응답도 35.3%나 됐다.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고교학점제를 미리 도입해 시행 중인 연구·선도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3명 중 2명꼴(65.8%)로 전면 도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장의 가장 큰 우려는 교원 부족이다. 실제로 선도학교의 경우 한 교사가 3과목 이상을 담당한다는 응답이 91.3%에 달했고 4과목 이상 27.7%, 5과목 이상을 담당한다는 응답도 3.8%나 됐다. 교총 조사에서도 91.2%가 ‘교사 수급 불가’가 향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코딩 등 신산업 분야의 과목을 기존 교사들이 가르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교육부도 교원 증원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정규직 교원을 마냥 늘릴 수는 없는 만큼 전면 도입에 앞서 외부 전문가를 한시적으로 교사로 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교원 부족 문제에는 공감하면서도 이 같은 해법에는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학교 밖 교육을 학점으로 인정하거나, 교원자격증 없는 외부 전문가에게 수업을 맡기는 정책에 반대 입장이다. 교총도 “자격 없는 외부 전문가를 한시 기간제교사로 채용하는 법안”이라며 반대한다. 무분별한 교직 개방으로 전문성이 훼손되고, 질 낮은 교육으로 학생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게 교원단체의 논리다.

하지만 학부모나 일반 국민 여론은 다르다. 국가교육회의가 지난해 공개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전문가에게 교사 자격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는 설문에 학부모 83.4%, 일반 국민 80.5%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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