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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OECD의 ‘글로벌 주택값 고점’ 경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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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집값이 오르는 것은 한국만의 일이 아닌, 전 지구적 현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분기 40개국 주택값을 분석한 결과 37개국이 상승했다. 연간 상승률로 환산하면 9.4%로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한국을 비롯해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터키 등은 2분기에도 강한 상승세를 지속한 나라로 지목됐다. 글로벌 주택값 상승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낮은 금리와 재택근무에 따른 주택수요 증가 및 공급 부족, 원자재값 상승으로 건설원가 상승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생산활동이 둔화한 상황에서 주택값이 급등하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한국은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의 주택 시가총액은 5722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13.1% 급증했다. 주택시총이 10% 넘게 늘어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7년 12.3%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8%로 실물경기가 호조였지만, 지난해 GDP는 -0.9% 성장에 그쳤다. 2010년대 중반까지 GDP의 2.3배 안팎이었던 주택시총은 지난해 2.96배로 치솟아 자산가치가 빠른 속도로 불어났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주택값 고공행진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장기 추세와 비교해 10% 고평가됐다”는 영국 경제연구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은 주택값 하락을 경고한다. 국제결제은행(BIS)도 과도하게 상승한 주택값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진전에 따라 유동성 공급 축소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서는 주택값이 고점에 근접했다는 경고가 수차례 나왔다.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 방침을 시사했고,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주택값 거품 붕괴는 금리 인상과 맞물려 한국 가계에 쓰나미처럼 닥칠 수 있다. 은행 대출을 끼고 주택을 산 가구의 원리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 비중이 큰 중산층 이하 가구는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위축에 시달릴 우려가 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다섯 차례나 주택값이 고점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지구촌의 권위 있는 분석가들의 말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홍 부총리를 ‘양치기 소년’ 취급을 하지만 주택값 하락이라는 ‘늑대’가 나타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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