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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도쿄 SS현장인터뷰] '도마 깜짝 금메달' 신재환 "지금도 실감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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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신재환이 연기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도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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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쿄=김용일기자] “지금도 실감이 안 난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금빛 착지’에 성공한 한국 남자 체조의 신재환(23·제천시청)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참가 선수 8명 중 6번째로 출전해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으로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14.783점)과 타이를 이뤘다. 그러나 동점일 때엔 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는 규정에 따라 신재환이 시상대의 주인공이 됐다. 신재환의 점수는 2차 시기에서 받은 14.833점이 최고점이다. 아블랴진의 최고점은 역시 2차 시기의 14.800점이었는데, 0.033점의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예선을 전체 1위(14.866점)로 통과한 신재환은 도마에서 가장 높은 난도의 기술을 펼친다. 2차까지 완벽한 착지 동작이 메달 사냥의 분수령이었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서 난도 6.0점짜리 요네쿠라(공중에서 세 바퀴 반을 비틀어 도는 기술)를 펼쳐 수행점수 8.833점을 보탠 14.733점을 받았다. 그리고 2차 시기에서는 5.6점짜리 여2(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도는 기술)를 선보였고 14.833점을 얻었다. 선수 2명을 남겨둔 가운데 1위로 올라선 그는 동메달을 확보했다. 그 이후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카를로스 율로(필리핀)이 신재환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금메달이 확정됐다.

이 종목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양학선이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서 신재환의 어깨가 무거웠다. 그러나 한국 체조는 전날 여서정이 도마 결선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수확했고, 남자 대표팀 막내 류성현이 마루운동에서 4위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탔다. 신재환이 이런 기운을 이어받으면서 마침내 생애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품었다.

신재환은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2차까지 뛰고 그냥 ‘잘했다’는 안도감으로 기뻐했다. 메달을 그 이후의 일이어서…”라며 “1차 때 안 될 줄 알았다. 도마 선수는 손을 짚자마자 판가름이 난다고 느낀다. 그때 느낌이 안 좋아서 무조건 서자고만 생각했는데 운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여2 기술’에 대해서는 “90% 완성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신재환은 전날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여서정의 응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서정이에게 ‘기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서정이가 ‘오빠 꼭 잘 하라’면서 주먹으로 하이파이브를 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양)학선이 형도 ‘너를 믿고 잘 하라’고 했다”며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별 생각이 안 들었단다. 그는 “안도감과 허무함 동시에 들더라”고 떠올렸다.

한국 체조가 이번 대회에서 강세를 보인 것에 “학선이형이 원래 우리 기준치가 70이라면 95로 만들어놓고 후배들이 따라잡으려다보니 평균치가 올라갔다”면서 대선배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학선이 형은 선배지만 스승 같은 존재다. 이따가 ‘형 덕분에 딴 것’이라고 얘기하겠다”고 웃었다.

끝으로 그는 “운동 외적으로 나를 돌봐준 가족에게 고맙다. 또 이번 대회에 한솔이 형과 같은 방이었는데 내 멘탈을 케어해줬다”며 감사해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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