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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담론을 왜?"라는 이준석의 '이준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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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언행 상기시킨 정의당 "양준우 대변인 징계 않는다면 내로남불"

오마이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날 양당 대표 회동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의 발언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나서서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이다. 양준우 대변인을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게 됐다.

이준석 대표는 양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이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개인 의견이며, 그의 의견이 '여성혐오'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또한 커뮤니티 담론을 들고 와 자신에게 입장을 표명하라고 요구한 정의당이 오히려 스포츠를 정치 비화시키고 있다고 맞섰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이전 언행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준석 대표는 과거 여러차례 '남초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여러 의혹과 공격에 편승하며 여성계나 일부 정당·정치인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해왔다. 온라인 상에는 그의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되며 '이준잣대'라는 조롱성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준석 "여성부부터 여성계까지 프레임 짜... 왜 입장 표명하라 하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양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이 "SNS상에서 논평 형식이 아니라 본인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지난주에 저에게 장혜영 의원이, 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제가 20대 남성들의 의견을 대표한다는 듯이 저한테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라며 "그런 식으로 정치 희화화하는 것은 아주 옳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소위 말하는 여성부부터 여성계(까지) 다 달려들어서 프레임을 짜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과 당, 대변인을 향한 비판이 여성계의 '프레임'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그 분(안선 선수)에 대해서 어떤 공격이 가해진다고 하더라도 저는 거기에 동조할 생각도 없다"라며 "이런 프레임을 잡는 것 자체가 지금 젠더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왜 정의당 같은 데서 뛰어들어서 커뮤니티 담론을 들고 와서 상대 정당에게 입장을 표명하라고 (하느냐)"라며 "선수가 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이런 식의 공격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실망스러운 행보"라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권이 개입해서 스스로 이득보기 위해서 스포츠를 자꾸 사용하는 것, 그것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고 이번에 정의당은 큰 실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논란의 시점이 어디냐에 대한 부분은 개인의 생각"이라며 "양준우 대변인이 만약에 여성혐오라고 하는 개념을 조금이라도 본인이 썼거나 아니면 거기에 대해서 부적절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그러면 제가 징계하겠다. 그런데 양준우 대변인은 여성 혐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 적이 전혀 없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 및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접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20대 남성들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해서 제가 만약 거기 대해서 언급한다면 그것도 희한한 일일 것"이라며 "경기 앞둔 선수에 대해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있는 내용을, 논쟁을 바탕으로 정치 비화시키려고 한 사람들은 아주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부적절한 정의당 측 행동이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의당 "이준석, 자기책임 '손절'할 수 없다... 침묵은 비겁한 동조"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있는 내용을, 논쟁을 바탕으로 정치 비화시키려고 한 사람"은 이준석 대표 바로 자신이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지난 5월 GS25 편의점 체인의 포스터 속에 등장하는 손가락이 남성혐오 표현이라는 일부 커뮤니티의 논란이 일었을 당시 이 대표는 "핫도그 구워서 손으로 집어먹는 캠핑은 감성캠핑이 아니라 정신나간 거지"라며 "우리동네 GS25는 점주가 '오또케 오또케'하는 사람은 아르바이트생으로 사절한다고 해서 점주 교육시키고 불이익 주겠다는 이야기 하던데, 그 똑같은 회사가 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책임자에 대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밝히지 못하는걸까"라고 썼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인 지난 2019년 1월 이 대표는 "우리는 2019년을 워마드 종말의 해로 만들어 주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동시에 "민주당이 유튜브의 보수 콘텐츠에 대한 탄압은 시도하면서 유아살해 및 성갈등을 조장하는 워마드에 대해서는 유난히 언급조차 하지 않는 이유는 자명해 보인다"며 "사회통합과 젠더갈등 완화보다는 레디컬 페미니즘이라는 조류에 대한 동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산 선수에 대한 성차별적 공격이 이루어진 배경에는 역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책임이 있다"라며 "이준석 대표는 그동안 안티페미니즘 세력을 키우며 자기 기반을 마련했다. 편의점 업체의 홍보물에 쓰인 손가락 모양이 '메갈 손가락'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급기야 해당 콘텐츠를 제작한 노동자가 징계를 받도록 만드는 등의 행태가 대표적"이라고 그의 과거 언행을 상기시켰다.

그는 "'쥴리' 비난에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 말하면서도, 안산 선수를 향한 공격의 책임을 피해자에게로 돌린 양준우 대변인을 징계하지 않는다면 내로남불"이라며 "지지자들에게 '쥴리' 운운하는 공격을 멈추라 이야기할 책임이 민주당에 있는 것처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역시 지지자들로 하여금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공격을 멈추라 요청해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준석 대표의 라디오 인터뷰는 "혐오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으니 혐오가 아니다라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의 혐오에 대한 인식이 백지장처럼 얄팍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라며 "애초에 수많은 사람들이 문제 삼은 것은 '여성숏컷=페미니스트=금메달 반납'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논리구조를 비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해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래디컬 페미니스트 표현을 써서 논란을 자초했다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피해자 탓"이라며 "잘못할 짓을 했으니 당해도 싸다라는 논리가 바로 뿌리 박힌 차별적 인식이고 여성혐오"라고도 강조했다.

또한 "이준석 대표는 양준우 대변인을 문책하기는커녕 감싸기에 바빴다. 양준우 대변인 발언이 문제없다는 이준석 대표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이준석 대표는 엉뚱한 탓으로 물타기 하지 마시고 정정당당하게 논쟁하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는 "메달 회수라는 기함할 수준의 인신공격이 융단폭격처럼 쏟아지는데, 이 원인을 안산 선수 때문이라 말한 대변인에게 침묵하겠다는 이준석 대표는 과연 정치리더의 책무를 모르는 건가, 모른 척하는 건가"라며 "침묵은 가장 비겁한 동조이고, 정치 리더는 사회적 공기를 만든다"라고 이야기했다.

안산 선수 향한 사이버 폭력이 정치권 공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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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7월 6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신임 대변인단 티타임에서 양준우 대변인 에게 당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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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은 2020 도쿄올림픽 양궁에 출전한 안산 선수의 헤어스타일을 두고 SNS상에서 촉발됐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는 안산 선수가 착용한 배지들과 그의 출신, SNS상 사용한 어휘 몇 가지를 근거로 그가 '페미니스트'라며 공격에 나섰다. 안산 선수를 향한 인신공격성 '악플'에서부터 '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라는 과격한 주장까지 나오자, 몇몇 외신 매체에서 안산 선수를 향한 '사이버 폭력'에 대해 보도하며 크게 화제가 됐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를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입장을 물었다(관련 기사: 장혜영 "안산 선수 향한 황당한 성차별, 이준석 입장 궁금하다"). 이준석 대표가 '2030 여성'을 향한 구조적 성차별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아온 점을 꼬집은 것. 안산 선수를 향한 공격을 주도한 이들 중 상당수가 과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페미니즘을 향해 날을 세우던 때부터 형성된 지지자 그룹과 겹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정의당 일은 정의당에 물어보라" "내가 무슨 발언을 한 것도 아닌데 커뮤니티 사이트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관련 기사: 정치권 번진 논란... 이준석 "제가 왜" - 장혜영 "뉴스 안보나").

당 대표가 논란을 회피하는 사이, 정작 당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기름을 붓고 말았다. 양 대변인은 "논란의 시작은 허구였으나, 이후 안 선수가 남성 혐오 단어로 지목된 여러 용어를 사용했던 것이 드러나면서 실재하는 갈등으로 변했다"라며, "이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에 있고, 레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에 있다"라고 썼다. 결과적으로 안산 선수가 '오조오억' '웅앵웅' 같은 단어를 쓴 것이 문제였다는 투이다(관련 기사: 안산에 책임 돌린 '국힘'의 도 넘은 발언... 장혜영 "이성 찾길").

논란이 일자 그는 다른 글을 통해 "남혐용어로 '지목된' 여러 용어를 사용한 적이 있었다고 한 것이지, 이게 진짜 혐오단어라고는 단정짓지 않았다"라며 "'보이루' 등이 여혐단어가 아닌 것처럼 '오조오억' 등도 혐오단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비판한 장 의원을 향해 "현직 국회의원이 안산 선수가 쓴 게 남성 혐오 단어가 맞는다고 공식 인정해버리면 어떡하나"라거나 "'남자는 사회적 강자, 여자는 사회적 약자, 같은 행동을 해도 잣대가 달라야 한다'는 괴상한 주장을 10~30대에게도 적용하려 해 이 사달이 났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여 논란을 더 키우고 말았다. 양 대변인은 지난 1일 해명글 이후로 더 이상의 관련 의견을 포스팅하지 않고 있다.

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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