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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청주 ‘쥴리의 남자’는 도용이었다”… 사진 속 주인공 “고소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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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청주 쥴리의 남자'를 그린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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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던 ‘청주 쥴리’ 그림을 그린 실제 주인공이 2일 나타났다. 청주에 사는 50대 A씨는 “내가 그림을 그리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누군가가 동의 없이 퍼 날랐다”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주 쥴리 그림’ 사건은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친일파청산’이라는 네티즌이 ‘조만간 청주 쥴리의 남자 벽화 그립니다. 전국적으로 난리가 날 것 같다 예감에(아고 큰일 낫네 윤서방)’라는 글을 올리면서 확산했다.

이 네티즌은 한 남성이 컨테이너 박스 벽면에 서울 종로구 서점에서 논란된 ‘쥴리의 남자’와 유사한 그림을 그리는 사진 한 장도 함께 게재했다. 이를 본 다른 이들은 ‘친일파청산’이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이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어 올린 것으로 판단했다. 이 네티즌은 해당 지역이 어디인지, 언제 그림을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의 트위터 계정 속 다른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해당 그림은 ‘친일파청산’이라는 트위터 계정 주인이 그린 것도 아니고, 사진 속 남성도 그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그림그리기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A씨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진 속 남성’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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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됐던 청주 쥴리의 남자가 그려지던 컨테이너박스. 현재는 그림을 그린 이가 떼어낸 상태.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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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내가 그리던 사진 속 그림은 이슈가 되는 그림을 단순히 흉내를 내보고 떼려던 것이었다”며 “평소 취미로 그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여러 가지 그림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해당 그림도 사무실에 남는 아크릴판이 있어 흉내를 내려다 날이 더워 그리다 말고 덮었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 의도가 전혀 담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쥴리의 남자’라고 표현하지 않고 ‘00의 남자’라고 흉내만 냈다고도 설명했다.

A씨는 또 “평소에도 그린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려 지인과 공유하는데 ‘친일파청산’이라는 사람이 이번에 올린 제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다가 사용한 것”이라며 “지인들이 사진 속 저를 알아보고 수없이 전화가 와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그림은 이미 떼어내 부숴 버려서 한 곳에 놓아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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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린 A씨가 그리다 말고 부숴버린 아크릴판 모습.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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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청산’ 닉네임을 사용하는 네티즌은 지난 1일에도 해당 사진을 게재하고는 ‘청주 줄리의남자 벽화 예고 근데 이분 닉네임 친일파청산 나도 닉네임 친일파 청산 같은 닉네임 기분좋다’는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도 A씨는 “나는 트위터를 하지도 않고 어디에서도 ‘친일파청산’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지도 않는다”라며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마냥 글을 쓰고 사진을 도용한 ‘친일파청산’이라는 사람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친일파청산’ 닉네임을 사용하는 네티즌에 대해 사칭과 초상권 침해로 고소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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