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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도쿄 SS현장]어벤져스 女골프 "함께여서 행복해요"…맏언니부터 개인 명예보다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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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여자골프 대표팀 박인비, 고진영, 박세리 감독, 김세영, 김효주가 지난달 31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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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쿄=김용일기자] “함께여서 행복…도쿄에서 태극기 가장 높은 곳에!”

박세리 감독이 이끄는 ‘어벤져스’ 한국 여자 골프 태극낭자들이 2회 연속 올림픽 제패를 위해 의기투합 했다. 세계랭킹 2~4위인 고진영(26) 박인비(33) 김세영(28)과 6위 김효주(26)로 구성된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대표팀은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자랑한다. 내심 이번 대회에서 ‘금·은·동 싹쓸이’를 꿈꾸고 있다.

‘맏언니’ 박인비와 고진영은 2일 대회가 열리는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한 팀이 됐다”며 “서로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올림픽에 임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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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사이타마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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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는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2016년 리우 대회 여자부 경기에서 손가락 부상을 딛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의 역사를 쓰며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림픽 2연패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올림픽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다르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조국의 명예를 위해 뛴다. 전혀 다른 분위기와 중압감에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5년 전 금메달 경험은 그에게 커다란 힘이 될 전망이다.

박인비는 “올림픽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즐기기엔 어려운 무대다. 다만 두 번째여서 리우 때보다 마음은 편하다”며 “특히 (그때와 비교해서) 부상이 없고, 보통 컨디션으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이 지났고, 몸이 늙고 있다는 게 변수”라고 웃더니 “창창한 후배들이 뒤에서 받치니까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나도 열심히하고 후배도 열심히 해서 대한민국 국기를 가장 높은 데 꽂았으면 좋겠다”며 개인의 명예보다 조국의 우승을 강조했다.

박인비는 올 시즌 13개 대회에서 ‘톱10’만 7차례 달성했다. 올림픽 전초전으로 지난주 열린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4총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12위(10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가스미가세키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긴 편이다. 쇼트게임과 정교한 퍼트에 능한 박인비에게 유리한 편이다. 그는 “리우 때보다 코스 전장이 길더라. 남자 경기 땐 그린이 소프트 해 보였는데 어제 (연습 라운드하니) 단단해져 있었다”며 “그린 주변 어프로치를 예민하게 해야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어제부터 내일까지 나인홀씩 세 번만 하려고 한다. 18홀을 다 돌려고 했으나 체력을 너무 소모하면 경기 때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것 같다. 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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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사이타마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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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도 정교한 아이언샷을 주무기로 올림픽 정상 정복을 꿈꾼다. 그는 6월까지 10개 대회에서 우승 없이 ‘톱10’에만 5차례 들었으나 지난달 1일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시즌 첫 우승, 통산 8승째를 따냈다. 직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60위로 부진했지만, 절치부심하며 올림픽에 맞춰 샷을 가다듬고 있다. 고진영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공항에서 골프장에 올 때까지 긴 시간이었으나 현장에서 많은 분이 삼겹살, 김치 등을 제공해 주셔서 힘이 됐다”며 “5년 전 인비 언니가 자랑스러웠다. 이번대회는 나의 첫 올림픽이고 오래 기다려 온 무대여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동갑내기 김효주와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 그는 “효주와 어릴 때부터 잘 알아서 더 의지가 된다. 올림픽에 다른 나라 대부분 1~2명이 출전하나 우리는 4명(세계랭킹 15위 이내에 같은 국적 최대 4명까지 출전 가능)”이라며 “내가 할 것에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 모두가 성적을 내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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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사이타마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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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사이타마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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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서 5년 4개월 만에 우승에 성공한 김효주는 최근 4개 대회에서 ‘톱10’ 2차례를 포함해 20위권 내에 포진했다. 김세영은 지난달 2개 대회에서 각각 공동 47위, 38위에 그쳤으나 매번 메이저 대회에서 ‘빨간 바지의 마법사’로 불리며 반전한 적이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그런 저력을 발휘할지 관심사다.

태극낭자 4총사는 3일까지 코스를 중점적으로 확인하면서 컨디션을 조율한다. 여자 골프는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펼쳐질 예정이다. 태극낭자는 세계 1위 넬리 코르타와 리우 대회 은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뉴질랜드),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한 이민지(호주), 코스를 잘 아는 일본의 간판 하타오카 나사와 메달 경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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