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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근의 롤리팝]우리는 왜 활을 잘 쏘는가...金빛 양궁팀 귀국을 반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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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또 금메달 들어올린 안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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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영화 ‘최종병기 활’의 마지막 장면. 신궁이라 불린 남이가 들판에서 활을 겨누고 있다. 상대는 청나라 장수 쥬신타.

남이는 팽팽하게 당긴 활시위를 놓지 못한다. 쥬신타가 여동생 자인을 볼모로 잡고 서 있다. 천하제일 궁사도 피붙이 뒤의 적장을 쏘기 힘들다.

하늘 위로 조용히 날아가는 매 한마리. 바람이 멈춘다. 바람결에 화살의 방향을 바꾸는 곡사도 불가하다.

주변의 모든 소리도 잦아든 정적의 순간. 남이는 깍지손을 비틀어 화살을 쏜다. 그 화살은 휘어지며 날아가 적장의 목을 꿰뚫는다.

그리고 비장하게 흐르는 남이의 목소리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 뿐, 바람은 계산하는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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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표정 양궁 대표팀 ‘금의환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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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의 ‘오조준’은 스포츠화 된 현대 양궁에서도 기본이다. 다만 말의 앞뒤가 바뀌었다. ‘계산을 통해 바람을 극복하는데 차이가 있다.

“중국은 창, 일본은 칼, 한국은 활”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는 주몽의 후예다. 조선 시대 무과에선 활이 면천의 기회도 됐다. 천인이라도 활을 잘 쏘면 급제할 수 있었다.

조선의 왕 중에 명궁도 많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부터 활쏘기 대가다. 한 대의 화살로 까마귀 다섯 마리를 잡았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다.

정조는 궁중후원에서 50대 화살을 쏘아 49대를 명중시킨 신궁이다. 마지막 한발은 일부러 허공에 쏘았다. 충무공도 국술 애호가였다. 난중일기에 활쏘기 기록이 270여 차례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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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양궁처럼’황의조가 자신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양궁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1.7.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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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의 피에는 ‘활잘쏨’ DNA가 흐른다고 봐야한다. 그런데 그것만으론 태극궁사의 활약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대표팀은 금 4를 수확했다. 남자개인전을 제외하고 싹쓸이다. 여자단체는 올림픽 9연패에 성공했다. 30년 이상 전세계 최강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 위상에 걸맞게 여러 한국인 지도자가 세계 각국의 양궁팀을 이끌고 있다. 열심히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양궁의 아성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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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에게 금메달 걸어주는 안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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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이 정상을 지키는 이유로 두터운 선수층, 공정한 선발전, 협회의 과학적인 지원 등이라고 한다. 특히 선발전이 피를 마르게 한다.

궁사들은 국내무대에서 4055발을 쏘아 올림픽 진출자 3명을 가린다. 마지막 한 발까지 랭킹이 정해지지 않을 만큼 치열하다. 철저한 실력위주다. 이름값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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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김제덕 ‘둘이 금메달이 다섯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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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올림픽 메달리스트도 경쟁에서 탈락했다. 대신 도쿄 올림픽 대표팀엔 안산, 김제덕 등 젊은 피가 새로 합세했다.

심지어 두 선수는 국제경험이 풍부한 선배들을 제치고 혼성단체에도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출전자격의 원칙은 전날까지의 랭킹이었다.

안산이 개인, 혼성, 단체전 금메달로 3관왕에 오르자 응원과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중에 압권이 있다. “안산 선수, 계속 정진하셔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따세요”

이 응원 댓글에 한국양궁이 강한 이유가 담겨 있다. 올림픽 만큼 치열한 제102회 전국체전은 10월8일부터 경상북도 구미에서 열린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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