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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하락 경고도 안 먹히는건가"…이제 남은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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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 이제 남은 카드 '금리 인상' 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응 / 한은, 단기간 내 금리 대폭 인상 여의치 않아 / 집값 잡기 역부족일 수 있다는 시각도

세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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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이후 우리나라 모든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 동결 횟수는 총 9번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해 5월 2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0%로 떨어뜨린 뒤 9차례 회의에서 연속으로 금리 유지 결정을 내렸다.

뉴스1에 따르면 역사상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사상 초유 0%대, 사실상의 제로 금리가 1년이 넘도록 이어지자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금통위원들의 속은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모양새다. 좀처럼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이주열 한은 총재마저 "지금의 금리수준은 이례적"이라는 등의 매파적 발언을 그야말로 '이례적'으로 쏟아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초(超)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더니 가계빚과 더불어 집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집값 고점' 경고에도 가파른 주택가격 오름세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거침없는 확산에도 불구하고 오는 8월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장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6월 24일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금년 내 적절한 시점"이라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올해 안에는 사상 최저로 떨어진 0.50% 기준금리와 작별을 고하겠다는 얘기다.

관건은 올해 남은 금통위 회의인 8월 26일, 10월 12일, 11월 25일 가운데 기준금리가 언제 오르느냐다. 당초에는 오는 10월 0.25%포인트(p) 인상론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 총재가 작심한 듯 매파적 발언을 내놓자 8월로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늘었다.

이 총재는 7월 15일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활동이 원활히 돌아간다면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없다"고 발언한데 이어 다음날인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불균형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1896명으로 6일 만에 전고점인 1842명(22일 0시 기준)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42명으로 줄었지만 '주말 효과'를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규모이다.

백신 보급에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던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덜컥 덜미를 잡힌 모양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전산업 업황BSI는 전월에 비해 1포인트(p) 하락한 87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5개월만의 감소전환이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기업 체감경기가 전에 비해 더 악화됐다는 뜻이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전월 대비 7.1포인트(p) 급감한 103.2를 기록했다. '낙관'과 '비관'의 기준선(100)에 간신히 턱걸이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앞으로는 100선을 하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시장을 향해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점차 강화해나가던 금통위 입장에선 예기치 못한 암초에 부딪힌 셈이다. 코로나 4차 대유행에 따른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 결정에 따르는 금통위의 부담감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가파른 집값 오름세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금통위의 고민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기준금리를 인상하자니 취약계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게 불 보듯 뻔하고, 안올리자니 집값이 감당하기 힘든 지경으로 치솟고 있어서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내놓고 매수 자제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부동산 시장의 하향 조정 내지 가격조정이 이뤄진다면 시장의 예측보다는 좀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도 있겠다고 예상한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값동향 자료를 보면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와 동일한 0.27%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서울 0.19%→0.18%, 인천 0.46%→0.39%로 상승 폭이 줄었지만, 경기 0.44%→0.45%로 상승 폭이 늘면서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7월 주택가격전망CSI는 129로 전월에 비해 되레 2p 올랐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1년 뒤 주택 가격이 오를 거라고 내다본 소비자들이 더욱 많았다는 의미다.

금융업계에선 이제 남은 카드가 '금리 인상' 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 흘러나온다. 이마저도 한은이 단기간 내에 금리를 대폭 인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집값 잡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가계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외에 당국이 취할 수 있는 대응책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고 본다"며 "이 때문에 오는 8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있으며 그 후에도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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