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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에 쏟아진 ‘부동산 분노’, 대통령은 듣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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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부분 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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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 등이 지난주 집값 급락 가능성을 언급하며 “추격 매수 자제”를 주문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분노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40대 가장은 ‘부동산은 자신 있다’ ‘지금 사면 후회한다’는 정부 말을 믿고 주택 구입을 미뤄왔다면서 “3억원짜리 전세가 (신규 계약을 해야 하는) 내년에 5억5000만원이 되는데 아무리 궁리해도 2억5000만원이 나올 구멍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내몰린 국민이 어디 저 혼자겠나. 정책실패 책임자를 찾아내어 징계와 처벌을 내렸으면 한다”고 했다.

다른 청원인은 “정부는 집값이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국민은 비웃는다”며 “정부 말 들은 무주택자만 벼락거지 됐다. 그런데도 사과도 해법도 없이 빈손으로 나와서 국민 탓을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 당신을 대XX가 깨져도 지지했는데 정말 후회된다. 당신과 당신의 당의 무능함과 내로남불에 치가 떨린다. 영원히 부동산 실패 대통령으로 기억되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서민을 챙기라”는 청원 글도 올라왔다. 역대 최악의 ‘미친 집값’과 전세 대란은 명백한 정책 실패의 결과다. 청원인들 하소연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여권 대선 주자들이 정책 전환 대신 규제를 더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자 반발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국회 입법예고시스템엔 1320㎡ 이상 택지 소유를 금지하자는 이낙연 전 대표 발의 법안에 대해 1만2000개가 넘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국가가 아파트를 사놓고 필요시 풀겠다는 이재명 경기지사 공약엔 “집이 정부미(米)냐”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시장에 역행하는 규제론 집값 안정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다 알게 된 것이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신규 전·월세 계약도 임대료를 5% 이상 못 올리게 하겠다는 당 지도부 방침에 대해 “전세 가격 폭등과 전세 암시장 형성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공개 표명했다. 어떤 친문 인터넷 커뮤니티는 회원들이 하도 부동산 불만 글을 쏟아내자 아예 게시판을 폐쇄했다. 정권 지지 성향의 맘카페에도 “벼락거지 된 집 여기 또 있다” “문 정부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등의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이게 고통받는 민생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일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듣고 있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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