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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한민국] 재정자립도 최하위 군, 세금 혜택은 최상위의 10배… 지방 예산, 정말 부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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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도 5.7% ‘군’은 1인당 1700만원, 58% ‘구’는 164만원…

향후 수도권이 정치적 결속력 가지면 지역 갈등 요인 될 수도

전국 지자체 2019년 못 쓴 예산 66조원… 정책 출구 찾을 때

2021년 7월 29일 발표된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는 수도권 인구가 2604만명으로 2019년 2589만명보다 0.6% 증가하면서 전체 인구의 50.2%를 차지함을 알려주고 있다. 서울과 인천은 각각 5만명과 1만명이 감소하였지만 경기도는 21만명이 늘어나면서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가게 되었다. 각종 규제와 높은 주거 비용 등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으로 향하는 사람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수도권의 인구 및 경제력 집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8년 발표된 OECD의 ‘지역·도시 한눈에 보기’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도권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그래픽>, 이는 OECD 평균 25.5%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수도권 비율의 원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가장 근저에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된 2500만 인구가 만들어내는 규모의 경제, 그리고 다양한 산업의 존재와 풍부한 고학력 인력의 존재에 따른 지속적인 고도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선일보

르포 대한민국 / 전국 재정자립도 상·하위 5개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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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부터 우리는 과도한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개발 규제를 지속적으로 적용해 왔으며, 중앙 행정 기관 및 공공 기관 이전 등 다른 국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과감한 조치도 취해왔다. 수도권 집중은 악이고 균형 발전은 선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집권 세력의 정치적 성격과 무관하게 확고부동한 원칙으로 자리 잡아왔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발전은 필연적으로 집중과 집적에서 시작된다. 인구와 자본, 지식이 일정 수준으로 집적된 곳에서 발전이 나타나며, 일단 시작된 발전은 스스로 더 가속화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우리가 특별히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수도권 집중의 원인으로 지방의 사회간접자본(SOC) 부족이 원인으로 꼽히면서 지방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사업들은 경제성 및 타당성이 부족하더라도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시행되었다. 목포와 압해도 그리고 암태도를 연결하는 연육교인 압해대교와 천사대교 건설의 경우 총 7787억원이 투입되어 섬 주민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대구와 광주를 연결하는 4조5000억원 규모의 ‘달빛내륙철도’의 경우 지난 6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되었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이러한 투자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지방의 예산 지출을 들여다보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일반회계예산을 기준으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기초자치단체는 대부분 수도권 지역이다. 반면 하위권 지역은 대부분 전남과 경북의 군 단위 지역으로 7%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1인당 세출예산액이라는 기준으로 바라보면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그래픽>. 모든 것이 풍요로워 보이는 서울 서초구의 경우 164만원인 데 비해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경북 영양군의 경우 1702만원이다. 단순 비교로 보면 영양군민 1인에게 투입되는 예산이 서초구의 10배 이상인 것이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도권 기초지자체의 1인당 세출예산액이 200만원대인 데 비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대부분 1000만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별 회계 및 추경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격차는 더 커진다.

공무원 1인당 인건비도 재정 상황이 열악한 지자체가 서울과 수도권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2019년 전국 지자체 243곳의 잉여금, 즉 못 쓴 돈은 66조원에 이르며, 남은 돈에 해당하는 순세계(純歲計)잉여금 규모도 31조원에 이르고 있어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쓸 곳을 못 찾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지방의 시군 지역은 대도시 지역보다 고령자 인구 비율이 높아서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복지 예산 비율이 높고, 낮은 인구 밀도에 따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이 필요하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러한 사항을 고려하더라도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상황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은 이러한 점을 문제로 인식하거나 지적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많은 이가 가지고 있는 떠나온 고향에 대한 부채 의식과 국회 의석에 있어서 지방의 정치적 과잉 대표가 결합하면서 현재와 같은 재원의 분배와 지방에 대한 투자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가 다수가 되는 시점이 도래하면서 지금과 같은 재원 배분 방식은 유지되기 곤란하며, 향후 수도권이 독자적인 정치적 결속력을 가지게 될 경우, 영호남이 아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본격적인 정치적 갈등 요인으로 대두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되었고 새로운 규칙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수도권 억제, 지방 SOC 투자 확대라는 오래된 방식에서 탈피하여 수도권의 국제적 경쟁력은 높이고, 실제 지방 거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방안을 모색해볼 때가 되었다. 지방이 수도권을 위해 부담하고 있는 발전, 송전 및 상수원 등의 대가를 포함해 수도권과 지방이 서로 동의하는 새로운 재원 배분 방식에 대한 합리적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 역시 관행적 예산 편성과 천편일률적인 사업 시행의 타성에서 벗어나 거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인구주택총조사’의 결과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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